2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연 밴드 본 조비

2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연 밴드 본 조비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22일 오후 7시 30분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유독 상기된 얼굴의 남성들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서 이런 말이 들였다. "20년 만이네." "드디어!" 넥타이를 맨 남성들은 삼삼오오 공연장으로 향했다. 밴드 본 조비(BON JOVI)를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한 손에는 가방을, 다른 한 손에는 마실 거리가 든 비닐봉지를 든 이들은 스탠딩석의 티켓을 다시 팔찌로 바꾸고,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각자의 좌석으로 재빨리 뛰어갔다.

이날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벅스 슈퍼사운드 라이브 본 조비 내한공연(Bugs Super Sound Live BON JOVI LIVE in Seoul)>이 열렸다. 본 조비가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1995년 이후 20년 만이다.

오후 8시가 조금 넘어서야 무대에 오른 본 조비는 2시간 동안 1만 4천 명의 한국 관객들과 호흡했다. 20년 만에 이들이 건넨 인사는 'That's What The Water Made Me(댓츠 왓 더 워터 메이드 미)'로 시작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연 밴드 본 조비

공연장을 찾은 1만 4천 명의 관객들과 호흡하는 본 조비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어느덧 한국 관객들의 전매특허가 된 '떼창'은 두 번째 곡인 'You Give Love a Bad Name(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에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블랙 티셔츠에 블랙진을 입은 보컬 존 본 조비는 "한국에 다시 오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후 그는 'Raise Your Hands(레이즈 유어 핸즈)'를 부르며 관객과 함께 손을 번쩍 드는가 하면, 'Runaway(런어웨이)'를 통해 19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세월은 속일 수 없었다. 공연 초반부터 버거워 보였던 존 본 조비는 짱짱한 성대 대신 원숙미를 더한 퍼포먼스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고음을 내지를 때보다 'Lost Highway(로스트 하이웨이)' 등에서 들을 수 있었던 안정적인 저음이 훨씬 매력적이었다. 그를 무대 위에서 겅중겅중 뛰어다니게 한 이들은 바로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이었다. 존 본 조비가 소화하지 못한 부분은 어김없이 관객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연 밴드 본 조비

보컬 존 본 조비(왼쪽)의 퍼포먼스는 화려했다. 쉰이 넘은 그는 이날 공연에서 '꽃중년'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본 조비가 'It's My Life(잇츠 마이 라이프)'를 부르자 스탠딩석의 관객들은 다같이 이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고 노래를 따라불렀다. 존 본 조비는 이런 광경이 신기한듯 자신들을 향했던 카메라를 관객석으로 돌리기도 했다. 관객들의 이벤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손을 좌우로 흔드는가 하면, 휴대전화의 불빛으로 거대한 조명을 만들기도 했다. 보컬은 'Captain Crash and the Beauty Queen from Mars(캡틴 크래시 앤드 더 뷰티 퀸 프롬 마스)'를 부른 뒤 무대에 무릎을 꿇고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Bad Medicine(배드 메디슨)'의 후렴구는 3번이나 이어졌다. 존 본 조비는 "원 모어 타임"을 외쳤고, 그때마다 티코 토레스(드럼)와 데이빗 브라이언(키보드), 필엑스(리드 기타)는 장단을 맞췄다. 급기야 본 조비는 예정했던 3곡의 앙코르곡에 'Who says you can't go home(후 새즈 유 캔트 고 홈)' 'What about now(왓 어바웃 나우)' 'Superman tonight(수퍼맨 투나이트)' 'Always(올웨이즈)' 등을 추가로 선사했다.

 22일 오후 내한공연을 연 밴드 본 조비

공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은 본 조비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보컬 존 본 조비는 이들의 이벤트를 보느라 관객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이날 본 조비의 내한공연은 지난 1984년 데뷔한 이후 차곡차곡 시간을 쌓아가는 본 조비와 그들을 좋아하는 한국 팬들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프론트맨인 존 본 조비는 여전히 '록스타'였고, 본 조비의 음악은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그리고 관객은 잊지 않고 다시 한국을 찾은 그들에게 최고의 밤을 선사했다. 한국 공연을 마친 본 조비는 이후 마카오와 대만, 아부다비 등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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