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 맘' 최병길 PD, 가수 겸직 연출가의 솜씨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앵그리 맘> 제작발표회에서 최병길 PD(가운데)가 '윈터 플레이'와 함께 재즈공연을 하고 있다. <앵그리 맘>은 다시 고등학생이 된 일진 출신 젊은 엄마의 두 얼굴을 통해 교육의 문제와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다. 18일 밤 10시 첫 방송.

▲ '앵그리 맘' 최병길 PD, 가수 겸직 연출가의 솜씨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 수목 미니시리즈 <앵그리 맘> 제작발표회에서 최병길 PD(가운데)가 '윈터 플레이'와 함께 재즈공연을 하고 있다. <앵그리 맘>은 다시 고등학생이 된 일진 출신 젊은 엄마의 두 얼굴을 통해 교육의 문제와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기 위해 기획된 드라마다. 18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무대였다. 웬만해서는 웃지 않고, 더군다나 박수 따위 기대할 수 없는 기자들 앞에 선 최병길 PD는 <앵그리맘> OST인 재즈곡 'Sunny side up(서니 사이드 업)'을 열창했다.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지난 17일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연출자가 직접 드라마 주제곡을 부르는 이례적인 이벤트가 열렸다. 음악감독을 맡은 재즈그룹 윈터플레이의 이주한도 트럼펫을 들고 함께 했다. 애쉬번이라는 이름의 가수로도 활동했던 최 PD 는 "기사 한 줄이라도 더 나게 하려고 공연을 준비했다"지만,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음악 '재즈'를 소개하기 위해 작정한 새로운 시도였다.

"무거운 주제가 주는 부담감 덜고자 재즈를 선택"

<앵그리맘>은 전설의 일진 출신 조강자(김희선 분)가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은 딸 아란(김유정 분)의 복수를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 비리로 얼룩진 학교를 맞닥뜨리는 내용을 담는다. 언뜻 재즈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야기지만, 최병길 PD는 오히려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에 재즈를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 현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어 다큐멘터리 식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보다 가벼운 터치로 충격과 부담감을 최소화하려 한다"며 "여기에 잘 어울리는 음악이 재즈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앵그리맘>이 코믹과 판타지를 가미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이를 테면, 첫 회 아란과 그의 절친이지만 '왕따'인 진이경(윤예주 분)이 일진들에게 시달린 후 빗속에서 뛸 때 흐르는 'Sunny side up'은 절망적이기만 한 현실에서 그래도 혼자가 아니기에 느낄 수 있는 온기를 전해준다.

또,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강자가 '벌구포 사시미'로 불리던 소싯적 실력을 발휘하며 일진 고복동(지수 분)과 교사 박노아(지현우 분)를 한 번에 제압할 때 등장한 'Angry mom(앵그리맘)'은 마흔을 앞두고도 교복을 입을 수 있는 김희선의 비현실적인 외모와 어우러지며, 너무 현실적이라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조절한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의 한 장면. 학교폭력을 당한 딸 아란(김유정 분)의 복수를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조강자(김희선 분)가 일진 고복동(지수 분)과 교사 박노아(지현우 분)를 제압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의 한 장면. 학교폭력을 당한 딸 아란(김유정 분)의 복수를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한 조강자(김희선 분)가 일진 고복동(지수 분)과 교사 박노아(지현우 분)를 제압하고 있다. ⓒ MBC


최병길 PD는 "한국 드라마에서 재즈가 OST로 전면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 재즈계의 대부인 이주한 씨도 비용과 여건적인 문제 때문에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빅밴드 정통 재즈를, 한국음악 역사에도 남을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로 드라마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자부했다.

<앵그리맘>을 위해 대본 리딩까지 하며 캐릭터와 장면을 익혔다는 이주한은 OST의 모든 곡을 작곡·프로듀싱했다. 뉴올리언스 재즈부터 컨템포러리 재즈, 빅밴드부터 소규모 밴드까지 다양한 편성의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주한이 이끄는 윈터플레이는 국외에서 더 유명한 재즈그룹이다.(관련기사: 낯선 윈터플레이? 홍콩선 소녀시대도 제쳤다) 2013년 7월 국내에서 발표한 정규 3집 < Two Fabulous Fools(투 파뷸러스 풀스) >는 홍콩, 중국, 마카오, 대만 등지에서도 발매됐고, 수록곡 'Shake It Up And Down(셰이크 잇 업 앤 다운)'은 홍콩 커머셜라디오의 인터내셔널 플레이 차트에서 비욘세와 브루노 마스, 소녀시대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태국 왕실이 주관하는 국왕 탄신일 기념 재즈 페스티벌 '더 스카이 재즈: 어 트리뷰트 투 킹(The Sky Jazz: A Tribute to King)'에 참가하기도 했다.

한편 <앵그리맘> 최병길 PD는 "시작은 학교폭력이지만, 드라마가 끝나갈 땐 폭력이 단지 학교 내 문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줄 것"이라며 "학교폭력은 사회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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