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기 영등위원으로 위촉된 이경숙(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연구원)이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부터 위촉장을 받고 있다. 이 위원은 영등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6기 영등위원으로 위촉된 이경숙(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연구원)이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부터 위촉장을 받고 있다. 이 위원은 영등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영화계와의 갈등을 피할 수 있을까? 29일 6기 영등위가 출범한 가운데, 그간 검열기관 역할을 해오던 영등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영화계는 '아직 미덥지 못하다'는 분위기다. 전임 박선이 위원장 시절부터 쌓인 불신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영등위 신임 위원 9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며 6기 출범을 공식화했다. 신임 위원들은 이날 첫 회의를 갖고 호선으로 이경숙(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연구원) 위원을 6기 영등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부위원장은 조금환(영화감독) 위원이 맡게 됐다.

위원장과 부위원장 외에 영등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은 선우재덕(배우), 장준동(변호사), 정수완(동국대 교수), 주철안(부산대 교수), 채윤경(계원예술대 교수), 최미숙(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 최준근(동아방송예술대 외래교수) 등이다.

<자가당착> 정치심의 논란 책임 있는 인물, 영등위원 연임

6기 영등위가 새로 구성됐지만 일부 인사의 경우 논란이 된 등급 심의의 주역이었다는 점에서 영화계의 시선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대표적인 인물은 이번에 5기에 이어 연임된 조금환 위원이다.

조 부위원장은 영등위의 정치적 심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는 김곡-김선 감독의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이하 <자가당착>)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준 데 큰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두 번이나 <자가당착>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주는 과정에서 영화등급분류소위원장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자가당착>은 영등위의 심의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 끝에 승소했다. 하지만 영등위는 무리한 소송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떠한 사과의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책임이 있는 박선이 전 위원장은 계속되는 사과 요구를 끝까지 묵살했다. 조금환 위원 역시 책임이 있음에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영등위 측은 "조 부위원장이 당시 심의를 한 것은 맞지만, 오늘 위원들이 새로 선임된 상태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가당착>의 김선 감독은 "사실 박선이 위원장이 더 일찍 교체됐어야 하는데 이제야 바뀐 게 너무 아쉽다"며 "실무적인 책임이 있는 사람이 남아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위원장이 교체됐다고 해도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새로 바뀐 위원장이 <자가당착>의 잘못된 심의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영화 전공한 위원장은 다행이나, 현장 경험 없어 감각 떨어질 것"

이 외에도 영화계에선 위원 구성에 있어 영화전문가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며 '온전한 심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회의적이다. 일부는 현장을 아는 영화인 대신 교수들이 많이 포함된 것에 대해 '교수 출신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영화평론가협회장 민병록 동국대 교수는 신임 이경숙 위원장에 대해 "영화를 전공한 분이라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장을 경험해 보지 않은 분이기에 현장에 대한 이해가 낮고, 감각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프랑스의 경우 우리의 제한상영가처럼 '등급 외 상영'이라는 것이 있지만,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부여된 적이 없다"고 설명한 그는 "영등위가 검열기관이 되지 말고 합리적인 등급서비스 제공 기관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 영화감독은 "일단 윗선의 말을 잘 들을 분들로 구성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화감독은 "신임 위원장이 소위원회 구성을 합리적으로 할지 지켜봐야겠지만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인 선우재덕 위원은 이번에 영화등급분류소위원장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위 소위원을 지낸 한 영화계 인사는 "부산까지 오가며 등급 심의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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