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 일: 무릎과 무릎 사이>의 스틸컷

SBS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일: 무릎과 무릎 사이>의 스틸컷. 전 농구선수 서장훈과 웹툰 작가 강풀. ⓒ S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41세 동갑내기, 전 농구선수 서장훈과 웹툰 작가 강풀이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자신의 분야에서 모두 성공을 일궜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한 번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 이렇게 서로 다른 사람이나 어떤 계기로 사이가 틀어졌던 사람, 아니면 절친한 사이의 사람들이 무릎과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어떨까. SBS <짝>을 만들었던 남규홍 PD는 이 '일대일'의 상황에서 빚어지는 소통에 주목했다.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일: 무릎과 무릎 사이>(이하 <일대일>) 기자간담회에서 남 PD는 "'일대일'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라 생각해 그 관계를 조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사람의 인생을 제대로 조명하고 깊숙이 파고들면 시청자에게도 감동과 재미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섭외 범위에 한계를 정하진 않았지만 가급적이면 방송에 모시기 어려운 분들,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으로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분들을 계속 섭외할 것"이라고 전한 남 PD는 "순간의 재치나 현란한 편집을 사용하지 않고 <일대일> 나름의 호흡으로 (시청자를) 서서히 중독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상의 공간, 가상의 명칭...'짝' 떠올리게 하는 '일대일'

 SBS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 일: 무릎과 무릎 사이>의 스틸컷

SBS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일: 무릎과 무릎 사이>의 스틸컷 ⓒ SBS


이날 접한 <일대일>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여러 가지 설정들로 교양과 예능의 경계를 허물었던 <짝>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짝>에서 출연자들이 생활했던 공간이 '애정촌'으로 명명됐던 것처럼, 제작진은 두 사람이 24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공간에 '일대일 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한 제작진이 모여 논의하는 공간은 '일대일 본부'라 불린다.

또한 두 명의 출연자에게는 각자의 분야에서 정상에 섰다는 의미로 이름 뒤에 '군주'라는 호칭을 붙인다. 이들에게는 의전용 차량과 수행비서가 제공되며, 프로그램 속에서 이들의 만남을 기록하는 사관과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자리한다. 지정된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을 '정상회담'으로, 식사는 '만찬'으로 부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설정을 두고 남규홍 PD는 "가급적이면 재밌게, 어떻게 두 사람의 만남을 펼쳐 보일까를 염두에 둔 설정"이라며 "<짝>을 생각한 건 아니지만 환상적인 무대를 두고 인생 이야기를 펼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인 위치를 잊고 사람과 사람에게만 집중하면 뭔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싶어 설정했고,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이기도 하다"고 전한 남 PD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때마다 아이디어는 보태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MC 없는 토크쇼, '양날의 검'

 SBS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 일: 무릎과 무릎 사이>의 스틸컷

SBS 파일럿 프로그램 <일대일: 무릎과 무릎 사이>의 스틸컷 ⓒ SBS


<일대일> 제작진에 따르면 녹화 당시 제공되는 대본은 없다. 위소영 작가는 "대본보다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화학작용)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회담 별로 주제가 달랐으면 좋겠다'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현장에서 대본을 주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제작진이 미리 함께하게 될 상대를 알려 주면, 출연자가 각자의 방법으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얻고 궁금한 것을 생각해 오는 방식으로 녹화가 진행된다고.

이렇듯 제작진의 개입도가 낮은 데다 별다른 MC도 없는 만큼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두 출연자의 몫이 됐다. 이를 두고 남규홍 PD는 "그것이 <일대일>의 함정이고 어려운 점이지만 그걸 극복하는 순간 <힐링캠프>나 <무릎팍도사>와는 다른 신기원을 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다른 프로그램에선) MC가 (게스트의 말을) 유도하고 감싸주지만 <일대일>에선 그걸 두 사람에게 맡겨 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또 다른 돌파구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돌파구가 생기는 순간 또 다른 차원의 토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불어 제작진의 '섭외' 또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진행자가 없어 (회당) 편차가 있을 수 있다. MC의 색깔이 있는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일대일>은 100%를 출연자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라 (섭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고충을 털어놓은 위소영 작가는 "하지만 '정상'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은 세상에 많다. 섭외의 범주가 넓은 만큼 발전의 여지도 많다 생각한다"며 "'두 사람의 만남이 왜 역사가 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작은 역사든 큰 역사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대일>은 12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일대 일: 무릎과 무릎 사이 남규홍 강풀 서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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