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미생> 포스터

tvN 금토드라마 <미생> 포스터 ⓒ CJ E&M


tvN <미생>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청자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점점 더 강한 추세를 이어갈 분위기다. 지난 24일 tvN <미생> 3회는 평균 시청률 3.4%, 최고시청률 4.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주연 6인방이 시청률 공약 조건으로 내걸었던 3%의 시청률을 3회 만에 돌파한 것이기도 하다.

<미생>은 2012년 1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연재된 웹툰 <미생>을 바탕으로 한다. '미생'이란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음. 또는 그런 상태'를 뜻한다. 즉 죽지도 살지도 않은 상태, 그만큼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에 대한 은유일 것이다.

드라마는 어린 나이에 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 바둑 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임시완 분)가 입단에 실패하고 '회사'라는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가면서 겪는 내용을 기본 줄거리로 진행된다.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에서 장그래는 검정고시 출신의 낙하산이다. 다른 인턴 사원들로부터 '사회배려자 전형 아니냐'는 모욕을 당하기도 하는 장그래는 하루 종일 낯선 이방인의 모습으로 회사에서 버티고 견디어 낸다. 목욕탕 청소에 대리운전보다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결코 그렇지 못한 낯선 회사. 아버지의 오래된 양복을 입고 나선 회사에서 장그래는 어울리지 않는 양복처럼 겉돈다.

그는 퇴근 후 혼자 쓸쓸히 걸음을 옮긴다. 주변에는 회사 일을 마치고 술에 취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장그래는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현실은 역부족이다. 1회 젓갈에 꼴뚜기가 섞어있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파견 나간 모습은 마치 장그래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젓갈에 섞인 하품의 꼴뚜기를 찾아내고 있는 장그래의 모습은 그래서 더 우울하다.

비웃음과 조롱을 당하면서도 장그래는 그저 차분하다. 그는 우리에게 담담하게 조언한다. "길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모두가 그 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그래가 버겁게 살고 있는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자신의 꿈을 잃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그래서 현실에 끌려가고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어 가는 현대인의 삶.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장그래의 '모순된 독백'이다. "내가 열심히 했다고? 아니 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세상에 나온 거다. 열심히 하지 않아서, 버려진 것 뿐이다". 우리는 장그래의 독백과는 달리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견디어 나가고 있다. 현실의 우리와 같이 장그래도 새벽부터 기원에 나가고 알바까지 하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 왔다.

장그래가 꿈을 잃고 살아가는 이유가, 일상의 우리들이 행복을 잃고 일과 현실에 치여 사는 이유가, 과연 '열심히 하지 않아서'일까? 현실의 구조가 열심히 해도 넘기 힘든 벽을 이미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더욱 무서운 것은 이미 장그래와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현실을 '내 자신이 부족해서'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고 인정하는 모습에 있다. 그 모습이 결국  우리들을 더더욱 '미생'의 존재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 리포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미생 임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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