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끝까지 간다> 한 장면

영화 <끝까지 간다> 한 장면 ⓒ 쇼박스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영화 <끝까지 간다>가 개봉 11일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기발한 반전, 아이디어, 이선균·조진웅·신정근·정만식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주목받는 것.

배우 정만식은 <끝까지 간다>에서 느닷없는 반전으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정만식은 극 중 고건수(이선균 분)의 경찰서 동료 최 형사 역을 맡아 겉으로는 투박하지만 알고 보면 깊은 속정으로 고건수를 보듬는다.  

지난 10일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의 제작보고회 직후 정만식을 만났다. 

<끝까지 간다>가 톰 크루즈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흥행 돌풍에도 선전하는 것에 대해 정만식은 "탐 선배님은 여전하신 것 같다"면서 "작품 선정을 잘하신 것 같고 서로 윈윈하기를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직 <끝까지 간다>를 보지 못한 분들이 있으면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가라고 하고 싶어요. 보시면 아마도 '입소문을 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우리 영화는 매력적이에요. 상당한 매력이 있죠. 2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매력적인 여자를 보면 대시하고 싶은 것처럼 우리 영화를 보면 입소문을 내고 싶을 겁니다."

극 중 고건수가 느닷없이 자동차 사고를 내는 상황에서, 최 형사는 어떻게든 그 사실을 숨기려는 고건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의뭉스러운 태도로 그를 더욱 긴장하게 한다. 고건수와 티격태격하지만, 그를 은근히 챙기기도 한다.

"형사인데 '저 아저씨가 형사일까'라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진짜 형사 중에는 정말 재미있고 유쾌하고 좋은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조사할 때는 눈빛이 변하죠. 범인이 말을 돌린다 싶으면 날 선 눈빛으로 정곡을 찌릅니다. 그런 형사이고 싶었어요."

정만식은 영화에서 주로 호흡을 맞추는 이선균의 연기도 칭찬했다. 두 사람은 영화 <파주>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파주>때는 제가 철거민7 역할을 했습니다. 그때 같이 철거 현장에서 물건도 던지고, 무거운 건 제가 던지고 같이 소리도 질렀는데..(웃음) <파주> 때 (이)선균이가 친구 하자고 해서 '와, 내가 연예인을 친구로 두는구나' 그랬어요. 그랬더니 '내가 무슨 연예인이야..' 그러더라고요. 근데 정말 연예인 같지는 않더라고요.

그 뒤로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끝까지 간다>를 준비하면서 감독과 친구이자 동료 역할을 누구와 편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더라고요. 선균이가 저를 추천했고요. 감독님도 좋게 생각해주셔서 저도 시나리오를 안 보고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군도' 정만식, 캐릭터 살리고 1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군도:민란의 시대> 제작발표회에서 심복 양집사 역의 배우 정만식이 자신이 맡은 배역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군도:민란의 시대>는 억압에 맞서 떨쳐 일어서는 민초들의 대표인 의적 군도와 민초들을 탄압하 는 관과 탐관오리의 이야기를 백성의 시각에서 그려낸 전복의 드라마이자 액션 활극이다. 7월 23일 개봉.

10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군도:민란의 시대> 제작발표회 당시. 배우 정만식 ⓒ 이정민


정만식은 <끝까지 간다>에서 이선균과 연기하면서 친한 동료 이상의 훌륭한 점을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주연 배우로서의 스케일과 집중력을 보았다는 것.

"많은 주연 배우를 만났지만 이선균은 또 다른 질감의 스케일이었어요. 유리를 자르는 칼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한 돌이 박힌 유리를 자르는 칼은 작지만 두꺼운 유리도 깔끔하게 톡 떼서 다른 유리색을 넣을 수도 있죠. 세밀하면서도 강하고 날카로운 주연의 질감을 본 거 같아요. 한 신을 촬영할 때 앞뒤 신의 연결에 대한 프레임을 갖고 있었고 그 안에서 즐기고 있었죠. 이번에 많이 배웠습니다."

또한 그는 이선균의 인품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만식은 "이선균은 동료, 스태프를 아우른다"면서 "스태프의 나이가 어리면 어린 대로,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다 같이 가려고 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순하다"고 전했다.

<끝까지 간다>에 등장하는 공사장 신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한다. 느닷없는 순간에 차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으르렁거렸던 이선균과 정만식이 드디어 힘을 합해 박창민(조진웅 분)을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잘해보려는 순간, 자동차가 떨어진다. 그 안에는 정만식이 타고 있었다. 

"칸 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때, 이 장면에서 폭소가 터졌다고 하더라고요, 최형사가 고건수에게 도움이 되겠구나 싶은 찰나에 갑자기 죽으니까 그 허탈함을 블랙코미디로 느꼈나 봐요. 다들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놀랐어요. 제가 촬영했는데도 제가 예상했던 타이밍이 아니었거든요. '이제 죽겠구나'하고 지금, 지금, 어, 안 떨어져. 어 그랬는데 펑.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하나하고 반 템포가 늦었어요. 그래서 저도 놀랐죠. 전후로 잘 들어보면 이선균의 대사는 재밌기도 했어요."

 SBS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하는 배우 황우슬혜와 정만식

SBS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하는 배우 황우슬혜와 정만식 ⓒ SBS


극 중에서 최 형사가 고건수의 교통사고 CCTV를 돌려보는 장면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고를 내고도 뺑소니를 친 고건수. 그런데 최 형사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CCTV를 돌려보며 범인을 잡으려고 하는 것. 고건수는 능청스럽게 통닭을 사 들고 최 형사가 일하는 사무실을 들어온다.

"제일 힘들었던 장면이었어요. 닭을 먹어야 했거든요. 사실 제가 치킨을 안 좋아해요, 근데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 닭 다리 열 몇 개를 먹었어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영화 <끝까지 간다>를 비롯해 하반기에 정만식이 출연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허삼관 매혈기> <헬머니> 등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또 그는 현재 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에서 황우슬혜와 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제 목표는 하나입니다. 늘 작업에 잘 임하고 거짓되지 않게 보여주고 함께 감정을 나누는 것이죠. 목표를 위해 살지는 않았고요. 그 목적을 위해서는 살았어요. 주위에서 주연 욕심 없냐는 질문도 하시는데 영화에 주연만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모든 영화가 <어벤져스>같지 않듯이 말이죠. 작은 역할이라도 만족하고 연기했을 때 행복을 느끼면 그게 좋은 것 같아요. 다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른 색깔로 감동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정만식은 지난 2013년 12월 결혼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챙기며 바쁜 와중에 틈틈이 신혼생활도 만끽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놀 만큼 놀았으면 결혼하라'고 해요. 결혼하니까 안정적이고, 남몰래 고민한 것은 털어놓고 협의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무엇보다 내 편이고 날 안아주니까. 아내는 늘 제게 감동을 주고 몸과 마음을 살찌게 합니다. 늘 이야기합니다. '내 옆에서 이렇게 같이 건강하게만 늙어가자'고. 아내와 소속사 임정배 대표. 두 사람에게 언제나 감사합니다."


"박희순·문소리, 함께 연기하고 싶어요!"

정만식, '4년 열애 끝에 품절남 합류' 배우 정만식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살 연하의 여자친구와의 결혼식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하트를 만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배우 정만식 지난해 결혼식 당시 사진. 12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살 연하의 여자친구와의 결혼식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하트를 만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 이정민


정만식은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로 박희순과 문소리를 꼽았다.

"희순이 형님이랑 술은 가끔 먹었는데 작품에서 인연은 아직 없어요. 우리끼리는 '시사회 동기'라고 하죠. <세븐데이즈> 때도 좋았고 축구 감독으로 나온 <맨발의 꿈>도 좋았어요. 동티모르의 삶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돼서 좋았거든요. <세븐데이즈>에서 액션을 할 때도 꾸미는 멋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내던지는 게 멋있었던 것 같아요.

문소리씨도 엄청 좋아해요. <여교수의 은밀한 비밀>을 재미있게 봤는데요, 그 캐릭터가 참 골 때리는 사차원인데, 매력이 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미친 건가 싶기도 하지만 당시는 정말 그런 여자에게 매력을 느꼈어요. 문소리씨는 <여교수의 은밀한 비밀>에서 그런 보편타당함의 매력을 전한 것 같아요. 대단한 거죠. 저랑 동갑인데,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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