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380회의 한 장면.

<무한도전> 380회의 한 장면. ⓒ MBC


MBC 간판 예능 <무한도전>이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24일 방영된 380회는 SBS <스타킹>과 KBS 2TV <불후의 명곡>을 누르고 시청률 1위(13.4%,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거머쥐었다. 지난 주 방송의 시청률(11.6%)보다는 1.8%P 상승한 수치다.

이번 방송의 시청률 1위는 화제를 불러온 두 키워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거 특집 '선택2014'와 노홍철 소개팅 특집 '홍철아~ 장가가자!'가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특집 다 노홍철이 있었기에 화제를 모았다고 할 수 있다.

선거 특집이 인기를 얻은 데에는 파격적인 공약 발표와 행보로 시선을 끈 노홍철의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그런 선거 특집이 수십만 명의 유권자를 낳는 대히트를 기록하자, 보다 완성도 있는 마무리를 위해 제작진은 '홍철아~ 장가가자!'를 끼워 런칭시켰다. 지금 상황을 보면 '홍철아~ 장가가자!'도 부정기적 장기 특집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노홍철이 최소 세 명의 여성과 소개팅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노홍철의 자극적인 방송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특집에서 멤버들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모자이크 없는 방송을 하겠다는 노홍철의 발언과 행동들은 평소 <무한도전>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일부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무한도전>이 일시적인 시청률 효과 때문에 작품성보다는 자극성을 취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선거 특집에서 유재석이 언급한 부분이기도 하다. 당장 쉬운 것만 하는 건 오래가지 못하고, 프로그램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380회의 한 장면.

<무한도전> 380회의 한 장면. ⓒ MBC


'홍철아~ 장가가자!'는 노홍철의 '다 보여준다는' 선거 공약과도 연계되어있다. 부모인 시청자가 정해주는 여성 중에서 교제를 하고, 만남부터 연애까지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는 양면성이 있다. 얼핏 <무한도전>답게 파격적이라 재밌다고 느낄 수 있지만, 노홍철과 만나는 여성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노홍철 나이에 연애나 결혼은 단순히 재밌는 프로그램으로 가능한 게 아니다.

예능을 예능으로 보면 된다는 생각에도 한계가 있다. '홍철아~ 장가가자!'는 단순히 노홍철에게 소개팅을 주선해주는 정도로 마무리 짓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 특집에 출연한 여성들 중 연예인 지망생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수년 동안 방송에 '돌+아이' 콘셉트로 노출되어온 노홍철과 그렇지 않은 여성이 똑같이 다뤄져선 곤란하다.

<무한도전>이 늘 생각할 거리가 있는 리얼 콩트로 특집을 만들어온 건 정말 대단하다. 선거 특집을 통해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알렸고, 노홍철 소개팅 특집을 통해 눈 높은 노총각이 장가가기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노홍철만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극적인 도전으로 인기를 얻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선 <무한도전>이 아니기에 지금 노홍철은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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