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매력적인 댄서 아야 역의 보아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매력적인 댄서 아야 역의 보아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춤과 노래로는 정상을 밟았다지만, 보아는 연기로 다시 출발점에 섰다.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와 영화 <관능의 법칙>에 출연했기에 연기하는 보아가 익숙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데뷔작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할리우드 댄스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 3년 전 끝냈던 작품이 시기를 보다가 지난 17일 개봉했고,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보아도 처음엔 연기가 생소했다고 한다. "(잘할 수 있는) 댄스 영화였기에 <메이크 유어 무브>를 택했고, 연기라는 걸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작품에 매진했다"며 보아는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수식어가 있지만 영화를 통해 춤추는 모습을 오래 남길 수 있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남다른 의의를 설명했다.

영화는 미국 뉴욕에서 실존하는 탭댄싱 그룹을 모티브로 했다. < 스텝 업 3D > 등의 각본을 썼던 듀안 에들러 감독이 자신의 데뷔작에 북을 치며 탭댄스를 추는 이들을 차용한 것. 무대 위에서 온 몸으로 춤을 추는 건 보아에게 자칫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는 설정이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북과 탭댄스라는 설정은 (소화하기 어려웠지만) 제가 어찌할 영역이 아니죠. 다만 제가 맡은 아야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의논이 가능했어요. 원래 아야가 일본인이었는데, 그 설정은 제 입장에서는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죠. 감독님과 상의해서 재일교포로 바꾼 거예요. 이름 역시 발음하기 쉽고 일본색이 덜한 쪽으로 잡은 거고요."

탭댄스와 영어까지...영화 위해 5개월 맹연습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매력적인 댄서 아야 역의 보아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보아 "가수는 대부분 대기실에 숨어 있다 무대를 서지만 영화 현장에서는 촬영을 쉴 때 다들 함께 모여 수다도 떨고 그래요. 그런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 이정민


탭댄스를 처음부터 배우고 북과 함께 안무를 겸해야 했으며, 동시에 영어 대사까지 완벽하게 소화해야했다. 발음 교사도 따로 둘 정도였다. 그만큼 보아는 근 5개월을 영화에 쏟았다. 함께 연기한 데릭 허프의 조언을 받으며 최대한 현지인과 동떨어지지 않게끔 보이려 했다. 앞서 언급한 보아의 두 작품, 그리고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빅매치>까지 돌이켜 봐도 <메이크 유어 무브>는 보아에겐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었단다.

첫 데뷔작에서 호된 신고식을 했지만 지금껏 보아가 연기를 하는 이유는 무대에서 얻지 못했던 또 다른 기쁨이 있었기 때문. 인생의 절반을 연예인으로 살아왔던 보아에게 영화 현장은 또 하나의 작은 사회였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선배님들의 조언을 받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가요계에서는) 제가 주로 조언하는 입장이었는데 제가 아직 배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또 가수는 대부분 대기실에 숨어 있다 무대를 서지만 영화 현장에서는 촬영을 쉴 때 다들 함께 모여 수다도 떨고 그래요. 그런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15년 롱런 비결..."즐겁게 일하는 방법을 찾는 것"


보아를 설명하는 또 다른 열쇠 말은 선행이다. <메이크 유어 무브> 관련 인터뷰를 한 지 며칠이 지나서 세월호 침몰사고가 터졌고, 보아는 즉각 영화 관련 홍보행사를 중단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이기에 앞서 동시에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 살아가는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보아의 선행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가 거의 없다. 기자 역시 실마리를 잡고 인터뷰에서 질문을 던졌지만 "조용히 후원하는 게 좋다"며 보아는 말을 아꼈다. 후원하는 단체를 밝히지 않은 채 보아는 "저와 엄마가 같이 혹은 따로 돕는 곳이 있는데 사실 저도 몇 군데인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물론 최근에는 선행 동참을 독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알리는 게 맞다고들 보는 시각이 강하지만 제가 돕는 친구들이 자기들이 부각되는 걸 원하지 않는 거 같더라고요. 그 친구들이 잘 성장해서 사회의 일원이 되면 개인적으로 뿌듯할 겁니다."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에서 매력적인 댄서 아야 역의 보아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보아 "앞으로 일반인이기보다 연예인으로 살 인생이 더 많겠죠? 이왕 이렇게 된 거 스스로 즐겁게 일할 방법을 찾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 이정민


내년이면 데뷔 15주년을 맞는 보아는 인생의 슬럼프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흔히들 하는 '어딘가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왔단다. 이 지점이 바로 보아가 큰 위기 없이 롱런하는 비결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제가 이렇게 오래 연예인을 할 줄은 몰랐어요. 앞으로 일반인이기보다 연예인으로 살 인생이 더 많겠죠? 이왕 이렇게 된 거 스스로 즐겁게 일할 방법을 찾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연예인은 누군가를 만족시킬 운명이지만 제 스스로 만족을 찾기 위해 음반 기획도 도전하는 거예요.

연예인의 위치는 대중이 만들어 주는 거지 제가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 어떤 위치에서든 즐거울 수 있는 걸 하는 거죠. 다만 너무 오래 춤을 추고 많은 노래를 부르다보니 버겁고 지칠 때는 있었어요. 그럴 때 연기를 만난 거고, 연기하면서 춤과 노래 역시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닌 교감의 좋은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죠. 결국 도전하면 영감을 얻어요."

보아 메이크 유어 무브 기부 선행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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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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