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개막한 '인디다큐페스티벌2014'

10일 저녁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개막한 '인디다큐페스티벌2014' ⓒ 성하훈


사회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하는 다큐멘터리의 축제 인디다큐페스티벌이 올해 역시 풍성한 상차림으로 막을 올렸다.

4대강으로 파괴된 현실은 여전히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카메라에 담겼고, 지난해 사회적 현상을 일으켰던 '안녕들하십니까',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의 현실', '송전탑 문제로 갈등 중인 밀양 등등, 현실을 향한 감독들의 시선은 더욱 예리해 졌다.  

독립다큐멘터리 축제인 인디다큐페스티벌 2014가 10일 저녁 롯데시네마 홍대에서 개막했다. 인디다큐페스티벌은 국내 수많은 영화제 중 가장 먼저 시작한다는 점에서 영화제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하다. 언제나 풍성한 다큐멘터리 화제작들을 양산하고 사회적 현안에 뛰어든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결과물을 확인하는 자리기도 하다.

이런 영화제의 성격을 드러내듯 10일 개막식은 삼성반도체 피해자들과 밀양의 주민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장식했다. <탐욕의 제국>에 나온 삼성반도체 피해자 정애정씨가 사회자로 나섰고, 영화제 트레일러로 사용되는 개막영상은 밀양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담았다. 개막작은 부산 한진중공업 초창기 민주노조 투쟁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담은 <그림자들의 섬>이 상영됐다.

이날 개막식에서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개막선언을 통해 "2001년 시작한 인디다큐페스티벌이 14회를 맞으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지만 스태프들의 어려운 상황을 보면 우리만 제대로 인정되지 못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의 정신을 이어가며 연륜은 쌓이고 있지만 여전히 가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돌아보는 의미였다. 인디다큐페스티벌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어려운 형편을 감내하며 꿋꿋이 행사를 치르고 있다.

오정훈 집행위원장은 다큐 영화를 가장 많이 상영하고 국내에서 다큐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행사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올해 역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작품들이 가장 많다"며 "다만 돈이 없어서 문제"라고 덧붙였다. 사회자로 나선 변성찬 평론가는 개막작으로 선정한 <그림자들의 섬>에 대해 "한진중공업 농성 당시 전국에서 향했던 희망버스가 3년이 지났는데, 당시 찾아온 분들을 향해 뒤늦게 보내는 영상편지"라고 설명했다.

시대와 호흡하는 문제의식 가득한 74편의 다큐멘터리

 4대강 파괴를 뮤지비디오로 비판한 <저수지의 개들 take 2>와 언론권력을 비판한 태준식 감독의 <슬기로운 해법> 한 장면

4대강 파괴를 뮤지비디오로 비판한 <저수지의 개들 take 2>와 언론권력을 비판한 태준식 감독의 <슬기로운 해법> 한 장면 ⓒ 인디다큐페스티벌


올해 인디다큐페스티벌에는 모두 74편의 장단편 다큐멘터리 영화가 선보인다. '시대와 호흡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제'라는 인디다큐의 슬로건처럼 우리 시대의 단면을 많은 작품들이 담았다.

4대강으로 파괴된 환경은 올해 역시 다큐멘터리 카메라가 지나치지 않는 부분이다. <저수지의 개들>은 파괴된 남한강과 낙동강을 뮤직비디오로 담은 이색적인 작품이다. <팔당사람들>은 4대강 사업에 맞섰던 팔당으로 귀농한 젊은 농민들이 싸우는 과정을 밀착 취재한 영화다.

<안녕들하십니까>는 지난해 화제가 됐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작품이다. 중앙대 학생과 청소노동자의 대자보가 대학본부에 의해 강제 철거된 뒤 청소노동자들과 그들을 취재하던 한 새내기, 그들이 살아가던 중앙대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무노조서비스>는 삼성전자의 무노조 탄압에 항의해 목숨을 끊은 최종범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가장 전투적인 극우보수집단에 카메라를 들이댔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작품이다. 김일안 감독의 <완장>은 지난겨울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연행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침탈하는 모습에 대한 기록이다. 칼라TV 활동가인 감독이 프레스 완장을 찬 친정부 성향 매체들 틈에서 침탈의 순간순간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이밖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어느 계약직 여성노동자 이야기>와 지난해 다양한 영화제에서 선보이며 수상했던 <산다>, 낙태 여성 문제를 조명한 <자 이제 댄스타임> 등이 상영된다.

이들 작품 중 태준식 감독의 신작 <슬기로운 해법>은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삼각동맹(언론, 정치, 자본)에 대한 감독의 비판적 시각이 담겨 있다. 제4의 권력이라 불리면서 정치적 정적을 제거하는 데 펜을 휘두르고 거대 기업에 대해서는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영화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인디다큐페스티벌은 오는 16일까지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와 광화문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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