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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의 한 장면. 태일 역의 황정민과 그의 아버지 역할의 남일우. ⓒ 사나이픽쳐스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가 올 겨울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습니다. 시한부 삶을 사는 태일(황정민 분)과 막 살아왔던 그의 삶에 제동을 거는 유일한 여자 호정(한혜진 분). 반 건달에 반 깡패인 남자와 지방 수협 여직원의 투박한 사랑 이야기가 어느새 관객들의 마음을 시리게 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사랑할 때>를 슬픈 멜로 영화로만 봐도 좋겠지만, 영화 속의 '깨알' CG(컴퓨터 그래픽)를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생활형 연기의 달인들 덕분에 다 실제로 촬영된 것 같지만, 숨어 있는 CG들이 많다고 하네요. 어떤 장면에 CG가 쓰였을까요.

시한부 판정 받은 태일, 저렇게 많은 양의 코피를? 

 황정민

"코피가 그렇게 후루룩 떨어지는 것이 CG입니다. 원신 원커트로 가니까 그걸 담으려면 CG로 할 수 밖에 없죠. 그 피는 색소랑 설탕이랑 섞어서 그렇게 액체를 만듭니다. 손에 피가 담겨져 있는 것은 펌프를 팔에 감춰서 손에 피가 담기게 했습니다." ⓒ 사나이픽쳐스


극 중 시한부 판정을 받는 태일은 화장실에서 갑작스레 코피를 터뜨리며 급기야 바닥에 눕기까지 합니다. 이를 연기하는 황정민의 코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피가 쏟아져 어떻게 연출된 건지 궁금증이 일었는데요. 황정민씨가 인터뷰 중에 알려주셨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만나 뇌종양에 대한 자문을 구했어요. 대본을 보여 드리고, 이런 장면들이 말이 되는지 등등 감수를 받았죠. 코피가 터지는 장면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렇게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기절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진통제로 마약 성분이 있는 약을 먹는다고요. 

코피가 그렇게 '후루룩' 떨어지는 것이 CG입니다. 한 번에 촬영하려니 그걸 잘 담으려면 CG 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손에 피가 흥건히 묻어 있는 것은 (가짜 피가 담긴) 펌프를 팔에 감춰서 촬영했어요. 그 피는 색소랑 설탕이랑 섞어서 만들어진 거고요."

한여름에 눈발 날리는 장면...어떻게 찍었을까요?

 황정민과 한혜진

박정민 프로듀서는 "영화를 지난해 6,7월에 찍었다"라며 "한 여름에 찍은 것이라서 눈발 날리는 장면을 찍을 수가 없었다. CG로 눈발이 날리도록 했고, 롱샷으로 주위 풍경도 담아야 하는데 초록들판이어서 CG로 해서 겨울로 바꾸었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 사나이 픽쳐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관객이 없을 겁니다. 호정이 옛 사랑인 태일을 추억하면서 버스를 기다리죠. 여기서 호정은 태일의 아버지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그 곁에서 눈이 흩날립니다. 영화의 엔딩곡인 이문세의 명곡 '기억이란 사랑보다'의 음악과 함께 호정이 오열하고, 관객의 눈물샘도 폭발하죠. 이 눈은 실제일까요? 아니죠~

<남자가 사랑할 때>의 박정민 프로듀서가 <오마이스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영화는 지난해 6~7월에 촬영됐습니다. 박 프로듀서는 "한 여름에 찍은 것이라서 눈발 날리는 장면을 찍을 수가 없었다"며 "CG로 눈발이 날리도록 했고, 롱샷으로 주위 풍경도 담아야 하는데 들판이 초록색이어서 CG로 겨울처럼 바꾸었다"고 전했습니다.

화면 속 그대로 보이는 마이크, 다 CG로 지웠어요

 <남자가 사랑할 때> 한 장면

박정민 프로듀서는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촬영감독님과 상의를 해서 마이크가 화면 안에 보이는 것을 허용했다"라며 "이번 영화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너무 중요하다 보니까 마이크를 최대한 가까이 대고 소리를 담았다. 나중에 CG로 다 마이크를 지울 생각으로 촬영할 때부터 계획을 했다."고 전했다. ⓒ 사나이 픽쳐스


영화 촬영장에서는 마이크로 배우들의 대사를 담는데요. 화면 안에는 이 마이크가 보이지 않도록 촬영할 때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남자가 사랑할 때>는 마이크가 화면에 보여도 그래도 두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하네요.

이를 두고 박정민 프로듀서는 "이번에는 의도적으로 촬영감독과 상의를 해서 마이크가 화면 안에 보이는 것을 허용했다"라며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 보니까 마이크를 최대한 가까이 대고 소리를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촬영 전부터 나중에 CG로 마이크를 다 지울 계획이었다"며 "실제로 그 마이크를 화면에서 지우는 작업도 꽤 많이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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