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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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에서 구명병사 역할로 매주 일요일마다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주는 가수가 있다. 손진영이다. 하지만 손진영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 유머 혹은 허당기가 아닌 진지함과 겸손함이었다. 예능의 이미지로만 보면 마냥 재미날 것 같은 이 남자, 의외로 진지했다.

하나 더, 자신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건 손진영의 능력이 아니라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어준 여러 분의 손길이 있었다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 <넌센스 A-men>을 연기하게 될 손진영을 지난 달 26일 연습실에서 만났다.

'넌센스 A-men'의  손진영과 홍록기

▲ '넌센스 A-men'의 손진영과 홍록기 ⓒ 박정환


- 연극 무대에는 서 본 경험이 있지만 뮤지컬 작업은 처음이다.
"설렘 반, 부담감 반이다. 완자무늬라는 극단에서 명계남 선생님과 김태수 연출가님 밑에서 갱스터나 바보 역할을 연기했다. 대학로에 있을 때에는 어느 정도의 설렘을 즐겼다. 대학로에 있기 전에 노래를 했다. 잘 못해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게 무얼까를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노래였다. 노래도 하고 싶고 연기도 하려면 도대체 뭘 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뮤지컬을 착안했다.

뮤지컬을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닌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뮤지컬 연습을 해왔다. 아무도 없는 논바닥에서 연기하며 노래 연습을 하기도 했다. 무대를 떠난 지가 5년 정도 된다. 지금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무대에 계속 섰다면 어떻게든 수월하게 연습할 거 같은데 막상 연습하면 두려움이 살짝 엄습한다. 두려움을 이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박정환


- 기자간담회에서 (홍)록기씨가 진영씨는 <진짜 사나이>와 달리 여기서는 구멍이 아니라고 커버해 주었다. 형들과 에피소드가 궁금한데.
"막내가 있다면 예뻐해주겠다고 상상하며 (홍)석천이 형이 뮤지컬 작업에 합류했는데 그 막내가 저였다. 이런 저를 보고 석천이 형이 '우리 팀 막내는 왜 저렇게 생겼냐'고 장난하시기도 했다.

(홍)록기 형은 형님이기 전에 선배님이고, 선배님이기 전에 선생님이다. 개그맨 중에 홍록기 형님과 정성화 형님을 좋아한다. 개그맨으로 출발해서 관록 있는 무대에만 오른 분들이다. 록기 형에게 '개그맨으로 시작해서 계속 뮤지컬 무대에 계시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지금은 개그맨이지만 오랜 꿈은 뮤지컬 배우였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지금 무얼 하든 결국엔 바라는 길로 가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록기 형을 보면서 지금 제가 드라마나 예능을 해도 결국에는 저 역시 가수나 뮤지컬을 떠나지 않으리라는 걸 확신한다. 부족한 걸 록기 형님이 많이 가르쳐준다. 만일 이번 공연에서 찬사를 받으면 형님들의 은공이다. 제가 연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연기를 받아주시는 분들이 노력을 많이 해주시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박정환


-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레 사제지간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다.
"혼자 낑낑거리고 길거리에서 생활하던 제가 가수가 되고, 드라마에 발탁됐다. 이건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들이다. 제가 한 일보다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며 지금의 모습을 찾게 되었다고 생각해야 겸손해지고 감사하게 된다. 그럴 때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걸 깨달았다."

- 도와주는 손길을 많이 만났다고 하니 오디션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어 주어야겠구나 하는 안목이 생길 듯한데.
"후배를 받는다면 그가 무대 위에서 무슨 마음을 갖고 있고, 왜 저 표정을 지을까, 왜 저런 말투일까 하는 느낌을 알 것 같다. <넌센스 A-men>이든 <진짜 사나이>든 형님들이 먼저 다가와 주시니까 너무 감사하다. 하나라도 더 도와주시려고 하고 다가와 주시려고 할 때, 만나는 분들마다 이런 알곡 같은 분들만 만나게 될까 고맙고 감사한 일들 뿐이다."

- <진짜 사나이>로 인기몰이 중이다. 이 정도로 사랑 받으리라고 상상하고 시작했나.
"폭넓게 사랑받는 것에 대해 <진짜 사나이>에 출연하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다 같이 감사하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제가 활동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신인이다. 주말 예능에 참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했기에 지금과 같이 사랑받으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하고 출발했다. 지금도 휴가 나온 상태라고 생각하고 생활하고 연습 중이다. 어떤 선임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간부가 제게 호통을 칠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박정환


- 구멍병사는 연출된 콘셉트인가 아니면 군대에서 본의 아니게 구멍이 되는 걸까.
"저도 모르게 군대에만 들어가면 그렇게 변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속상하다. 구멍병사도 제 모습이다. 전역한 지 7년이 되었다. 군대 생활을 모두 기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추억이나 재미있는 일이 생각나지 그 안에서 한 일들은 잊기 마련이다. 저의 이런 모습이 예비군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전역한 예비군도 지금 군 생활로 돌아가면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상병 정도는 되어야 적응이 가능할 것이다."

- <진짜 사나이> 녹화를 다녀오면 연습실에서 연습한 걸 빠지진 않았을지 염려된다.
"걱정을 많이 했다. 한 번 녹화하면 5-6일을 빠져야 한다. 그런데 이런 우려를 록기 형님이 많이 잡아주었다. '연습할 때에는 연습에만 집중해라. 하지만 촬영을 가면 촬영에만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연습도 제 일이고 촬영도 제 일이니까 어느 현장에 있든 최선을 다하라는 형님의 조언 덕에, 그간의 걱정이 괜한 것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박정환


- 인터뷰하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생각 외로 진지하다.
"속 이야기를 할 때엔 진지해진다. 예능이나 드라마 연기, 제가 아닌 모습을 보여드리는 상황에서도 솔직하게 하자는 걸 상기하고 시작한다. 어떤 말이나 행동 하나를 해도 솔직하고 진실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짜라는 게 티가 난다.

제가 연극을 배울 때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걸 배운 적이 있다. '내 말이 나와야 진짜'라는 교육을 받았다. 형사 역을 해도 형사가 되는 게 아니라 손진영이다. 인간 손진영은 그대로지만 직업이 덧입혀질 뿐이다."

- 김수로씨를 비롯하여 류수영씨, 박형석씨 등 <진짜 사나이> 멤버들이 공연에 많이 참여한다.
"김수로 형님이 참여하는 공연만 보고 다른 공연은 시간이 안 되어 보지는 못했다. 연습하는 걸 보면 정말로 노력하는 게 느껴진다. 멤버들이 공연에 참여하는 걸 보면 소름이 돋는다. 많은 분들이 공연에 참여하는데 저만 공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대에 언제 오를 수 있을까를 동경하며 부러워 하다가 <넌센스 A-men>에 참여하게 됐다."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넌센스 A-men'의 손진영 ⓒ 박정환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손진영 진짜 사나이 넌센스 A-MEN 홍록기 구멍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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