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설립 제안 공청회'. 영진위 관계자가 기본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4일 오후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설립 제안 공청회'. 영진위 관계자가 기본 개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성하훈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 독립영화관 운영을 포함한 독립영화의 상영확대, 배급 및 홍보지원을 맡게 될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의 윤곽이 드러났다. 영진위는 지난 4일 충무로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설립 제안 공청회'를 열고 설립될 유통지원센터의 기본 계획에 대한 독립영화진영의 의견을 수렴했다.

지원센터 설립안은 지난 5월 10인의 독립영화계 인사로 구성된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추진단에서 논의해 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송낙원 위원, 한국독립영화협회 임창재 대표, 독립영화협의회 낭희섭 대표, 한국다양성발전협의회 이석기 상임고문, 인디다큐페스티벌 오정훈 집행위원장,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 최유진 사무국장, 인디플러그 김정석 대표,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지연 사무국장,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국장,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날 추진단을 대표해 설립안을 발표한 김정석 인디플러그 대표는 "예전 배급지원센터와 비교할 때 산업적인 부분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의 운영과 함께 독립영화 배급과 지원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유통지원센터 설립 계획의 핵심이다.

설립 계획에 따르면 유통지원센터는 독립영화의 산업적 선순환 구조의 형성과 지 역영상문화 활성화 시스템 구축, 문화향유권 확대와 다양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할에 대해서는 상영극장 확대 및 독립영화 상영 체인망의 확보, 독립영화 배급사들과의 공동 마케팅을 구상하고 있고 비상설극장과 미디어센터 등 지역 공공상영 거점 발굴을 통한 네트워크 재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과거 한국독립영화협회의 배급지원센터가 인디스페이스 운영과 함께 공동체 배급, 배급사 온라인 네트워크 구성, 공공라이브러리 구축 및 운영을 맡았던 것과 유사하다. 다만 이번 유통지원센터는 독립영화 상영 체인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에 독립영화관을 만들어 상영관을 늘려나가겠다는 게 차이점이다. 상대적으로 유통환경을 개선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김정석 인디플러그 대표는 "유통지원센터가 배급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며 배급사들이 홀로 하던 부분을 연대를 통해 함께 하고 유통을 통해 상영을 확대하자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이름을 '유통센터'로 하지 않고 '유통지원센터'로 붙였다는 것이다.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설립 앞서 독립영화 정의 먼저 내려야"

하지만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를 구성하기에 앞서 유통지원센터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독립영화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정리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을 운영하는 엣나인필름 정상진 대표는 5일 공청회에서 공개된 내용과 관련해 "지금 독립영화라는 개념이 상당히 모호하다"며 "예술영화, 독립영화, 인디영화, 저예산영화 등 이 모든 것을 포함해 한 단어로 독립영화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제작비 기준으로 잘라야 할지, 스크린 수로 제한해야 할지 정의를 내리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4일 오후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공청회

4일 오후 서울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독립영화유통지원센터 공청회 ⓒ 영화진흥위원회


그는 "박찬욱 감독이 최근 미장센영화제에서 상업영화가 아닌 자본에 구속받지 않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면 그의 영화가 독립영화에 포함될 수 있는지 의문이며, 홍상수 감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공청회 자료에서는 2012년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가 370만 명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예술영화와 다양성 영화, 인디영화, 독립영화 등 일반 상업영화가 아닌 나머지 영화가 포함돼 있다"며 "지원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영화에 대한 규정이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또한 마케팅에 대해서도 "좀 더 산업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극장을 늘리는 것과 배급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에게 영화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홍보에 신경을 쓰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영화관에 관객이 올 것이고 부가판권 시장에서도 매출이 나올 수 있기에 차라리 온라인 포털사이트를 통해 홍보를 강화하는 게 더 효과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지원센터가 독자적인 상영망을 구축하고 복합상영관과 연대를 구축하겠다고 하지만 일반 극장에서 센터에 명을 받들지 궁금하고, 모 그룹은 프로그램에 넣어 주는 것 외엔 딱히 기대할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원센터'는 집적화된 독립영화 배급·상영망 구축과 통합적인 프로그램 관리를 통해 독립영화의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지만 정치적인 문제에 간섭받지 않고 자율적인 형태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이명박 정권 시절 독립영화에 대한 정치적 탄압 과정에서 독립영화전용관과 미디어센터 등의 부정 공모 논란이 있었기에 재발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후 영진위가 안정적 운영을 명분으로 독립영화관을 직영 형태로 떠안았다가 부산 이전 계획을 계기로 발을 빼려는 부분도 독립영화 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영진위 쪽은 설립 이후 단계적 발전 계획을 통해 민간중심지원구조로 전환을 통해 운영의 연속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영진위 관계자는 "지원센터가 설립되면 인건비와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향후 100%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원센터 운영 주체와 관련해서는 공모를 통해 위탁할 예정이고 다년 계약을 체결한 후 매년 수행평가를 통해 사업운영을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가 최하로 나올 경우 인력 교체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의 운영은 매표와 영사는 영진위가 담당하고 프로그램과 운영은 지원센터가 담당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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