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남산창작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그날들>제작발표회에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2처 부장 정학 역의 배우 오만석이 열창을 하고 있다.

뮤지컬 <그날들>에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2처 부장 정학 역의 배우 오만석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6월 30일 서울 공연을 마치고 대구·수원·안산 등 지방공연에 돌입한 창작 뮤지컬 <그날들>. <그날들>은 고 김광석이 불렀던 노래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탄탄한 이야기와 관객들 귀에 익숙한 추억의 노래들이 잘 어우러지며 호평을 받고 있다.

오만석은 <그날들>에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원 정학으로 출연해 최재웅·지창욱 등의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뮤지컬 <헤드윅> <내 마음의 풍금> <드림걸즈> <톡식 히어로> 등 연극과 뮤지컬을 통틀어 총 18편의 무대에 오른 베테랑이다. 이처럼 뮤지컬 스타로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이번 <그날들>에서는 무대 위에서의 특별한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아무래도 다른 뮤지컬에 비해서 익숙한 노래를 무대에서 듣기도 하시고, 잘 짜인 이야기 구성 때문에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김광석 선배의 노래가 지닌 정서들이 있는데 공연이 후반부로 가면서 그런 정서들과 잘 맞물려 관객들의 마음도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뮤지컬이 2,30대 젊은 층들을 타깃으로 했다면 뮤지컬 <그날들>은 김광석 뮤지컬이라는 입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4,50대와 많게는 60대 관객들까지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하고 있다. 

"제 부모님도 공연을 보고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날들>이 이룬 성과 중 하나가 장년층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오셨다는 게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창작 뮤지컬인데 세대를 넘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그날들>

ⓒ 이다 엔터테인먼트


 뮤지컬 <그날들>

뮤지컬 <그날들> 오만석 ⓒ 이다 엔터테인먼트


"김광석 '나의 노래' '새장 속의 친구' '그날들' 좋아해"

오만석은 극 중에서 의문의 통역사 '그녀'를 사이에 두고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최재웅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자연스러운 호흡을 척척 이어 간다.

"최재웅은 학교 후배이고 2005년 <어쌔신> 때 함께 작품도 했었어요. 워낙 서로 잘 알고 연기를 접하는 스타일도 비슷해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뮤지컬 쪽 팬들은 많이 아시지만, 앞으로 더욱 대중적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배우입니다. 다재다능한 친구예요."

오만석은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낸 고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특별히 어떤 노래를 좋아할까.

"원래는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등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곡들을 저도 좋아했었어요. 또 '나의 노래' '새장 속의 친구' 등의 노래도 좋아합니다. 특별히 <그날들>의 1막 끝에서 부르는 노래 '그날들'도 너무 좋아졌어요. 이 공연을 하면서 노래 취향도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오만석은 무대 위에서 힘을 많이 주지 않으면서도 수준급의 가창력을 선보인다.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과 아우라 역시 세월이 더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노래를 잘 못 부르는 편이라 연습하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는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해 보이면서도 내가 하는 말과 감정 등이 충분히 잘 전달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잘 전달해야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가 있거든요. 전달에 있어서도 적당한 긴장과 이완이 배분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은 연습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것 같아요. 스스로 어떤 존재감을 만들어 내겠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작품 속에 잘 녹아 있으면 좀 더 자신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는 게 아닐까요."

 21일 오후 서울 남산창작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그날들>제작발표회에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2처 부장 정학 역의 배우 오만석과 20년 전 실종 당시 경호실 최고의 재원인 정학의 경호원 동기 무영 역의 배우 지창욱이 열연을 하고 있다.

뮤지컬 <그날들> 제작발표회 당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2처 부장 정학 역의 배우 오만석과 20년 전 실종 당시 경호실 최고의 재원인 정학의 경호원 동기 무영 역의 배우 지창욱이 열연을 하고 있다. ⓒ 이정민


 21일 오후 서울 남산창작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그날들>제작발표회에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2처 부장 정학 역의 배우 오만석이 열연을 하고 있다.

뮤지컬 <그날들> 제작발표회 당시. 사격선수 출신의 대통령 경호실 경호2처 부장 정학 역의 배우 오만석이 열연을 하고 있다. ⓒ 이정민


"김동욱·최재웅·김고은·이희준 등과 연극 한 편 올리고파" 

오만석은 개인적으로 선후배들에게 사람 좋은 배우로 유명하다. 선후배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술자리도 자주 가지는, 소위 '따르는 후배들'이 많은 선배 연기자로 통하는 것.  

"우선 팔이 안으로 굽으니까요. 소속사인 장인 엔터테인먼트의 김동욱·최재웅·김고은·이희준·진선규·오대환 등의 후배들과 소주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앞으로 더 할 게 많고 가진 게 많은 친구들이라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 드릴 거예요. 바람이 있다면 나중에 이 멤버들이랑 같이 연극 한 번 올리고 싶어요."

오만석은 축구팀 '마스트'의 단장이기도 하다. '마스트'는 단장 오만석을 주축으로 <살인의 추억> 김뢰하, <아이두아이두> 박건형, <후궁> 김동욱, <반짝반짝 빛나는> 강동호 등 뮤지컬 배우들이 모여 만들어진 축구팀이다. 평일에는 공연장에서 살다시피 하는 오만석은 주말에는 동료들과 축구를 하며 여가를 즐긴다.

"보통 작품을 올리고, 연습하는 시간 외에는 축구 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요. 월요일마다 축구를 하는데, 끝나고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친구들,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또, 이들이 다 배우니까 서로의 공연을 보러 가거나 우리들끼리 주중에도 번개를 해서 회식을 하기도 합니다. 총 50여명이 있는데 매주 출석인원은 25명에서 30명 정도 됩니다."

오만석은 <그날들>의 지방공연 외에 오는 8월 말에 첫 방송을 앞둔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가제·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 출연을 확정지었다. 앞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갈 예정이다. 

"사실은 제가 가진 것에 비해서 훨씬 분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운이 좋아서 재능에 비해 훨씬 많이 누리고, 많이 대접받고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연기자로서의 욕심은 하고 싶은 장르가 있을 때 꾸준히 하고 싶어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다양한 장르를 지금처럼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뮤지컬 <그날들>

뮤지컬 <그날들> ⓒ 이다 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고 장민호와 이순재 선생님]

배우 오만석은 가장 존경하는 '오마이스타'로 고인이 된 연극배우 장민호와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도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이순재를 꼽았다.

"정말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은 지난해 돌아가신 장민호 선생님입니다. 그 외에 보면, 정말 멋있는 이순재 선생님을 꼽고 싶어요. <포도밭 그 사나이>(2006)라는 드라마를 함께 했는데, 그 이후에도 선생님이 가끔 제 공연을 보러 오시기도 하고, 저도 선생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합니다. 

이순재 선생님이 공연을 보러 오시면 맥주도 한잔 사주시고, 소주도 한잔 사주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해주세요. 정말 정이 많으시고, 연극 등의 공연에도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계세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기도 하고, 삶을 굉장히 열정적으로 사시는 정말 멋있는 선생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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