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으로만 치면 이들의 조합은 참 낯설다. 배우 김윤석은 <황해> <도둑들> 등에서 거칠고 강한 면모를 나타냈고, 김성균 역시 조폭 아니면 살인범으로 관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백승환은 <도가니>에서 어두움의 진수를 보였다. 이들이 모인 <남쪽으로 튀어>는 유쾌한 가족 영화. 그것도 현실에 갇히지 않고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 모인 가족이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은 8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연출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대한민국에서 이 역할을 할 배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생각했다. 김윤석씨가 1순위였는데 돼서 다행이다"라면서 "오연수씨는 결혼 후 드라마만 했는데 제작사 대표가 <힐링캠프>에 나온 오연수씨를 보라고 하더라. 특이한 매력에 반해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임순례 감독이 전한 오연수의 매력은 의외성이었다. 단아한 이미지와는 달리 내면에 또 다른 모습이 있었던 것.


지난해 신인상을 휩쓸며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김성균에 대해 임순례 감독은 "굉장히 거칠고 폭력적인 작품에 출연했는데 어딘가 순박한 부분이 있을 것 같더라"면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순박한 면이 잘 표현됐다"고 전했다. 김성균은 이 영화에서 순박한 시골 청년이자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이웃집 아저씨 역할을 맡았다. 

백승환과 한예리, 박사랑은 영화에서 남매로 만났다. <도가니>에서 열연한 백승환에 대해 임순례 감독은 "전작의 영향이 큰지 어둠의 그늘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까 밝은 친구였다"면서 "영화에서 아빠를 이해하는 중요한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 감독은 "박사랑은 오디션을 하면서 모든 사람이 만장일치로 반한 경우"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임 감독은 한예리와 김성균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임순례 감독은 "한예리씨는 영화 <코리아> 이전 사석에서 본 적이 있다. 이번 영화랑 잘 맞을 것 같았다"면서 "김성균씨와 한예리씨는 본인들의 능력에 비해 역할이 작을 수도 있는데 참여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남쪽으로 튀어>는 실직, 고령화, 교육 문제 등 먹고 살기 팍팍한 오늘날 가족의 유쾌한 일탈을 담아낸 작품이다. 2월 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