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스카이폴> 스틸사진

영화 <007 스카이폴> 스틸사진 ⓒ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 코리아(주)


올해 50돌을 맞은 제임스 본드. 그가 다시 돌아왔다.

1962년 <007 살인번호>로 문을 연 이래, 그동안 6명의 제임스 본드와 23편의 역작을 만들어낸 <007 시리즈>의 50주년을 기념하는 <007 스카이폴>은 의미심장하게도 퇴물로 몰린 제임스 본드와 MI6의 위기로 시작한다.

기차 위에서 적과 맞서 싸우던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 분)은 동료 요원 이브(나오미 해리스 분)의 총에 맞아 추락한다. 이브에게 무리해서 총을 쏘게 하라고 지시한 장본인은 제임스의 직속상관 국장 M(주디 덴치 분). M의 강직한 성격에서 비롯된 과거와의 악연으로 M은 물론 MI6은 조직 설립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007 스카이폴>은 그동안 본드의 직속상관에 불과했던 M을 전면에 배치해놓았다. 과거 MI6의 요원이었지만, 자신을 버린 M과 조직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찬 실바(하비에르 바르뎀 분)과의 정면 대결에서 M은 모든 갈등의 근본적 원인이자 사건의 중심 선상에 서있다. 80을 바라보는 고령임에도 여전히 스크린에서 종횡무진 누비는 주디 덴치는 <007 시리즈> 역사상 최고령 본드걸 임무를 완벽히도 소화해낸다.

임무 중 추락하여 조직을 떠나 잠시 방황하던 본드는 우리가 알던 천하무적 007이 아니다. 다시 요원으로 투입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테스트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다시 현장에 뛰어든 제임스 본드는 총 쏘는 실력도 무뎌지고, 세월의 무성함을 제대로 보여준다. 때문에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007 스카이폴>을 찾았다면, 오프닝 시퀀스 전에 펼쳐진 오토바이 질주, 기차 액션 씬 외에는 다소 실망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 샘 멘데스가 메가폰을 잡은 만큼, 이전 시리즈에 비해 드라마와 인물 갈등 구도 면에서는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 특히나 과거 조직에 충실했던 요원이 조직에서 버림받고 악을 품고 조직에 칼을 꽃을 수 있다는 설정은 정리해고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조직을 위해 자신을 버린 M에게 증오심을 품은 실바와 달리, 본드는 요원 적격 테스트 불합격에도 불구, 자신을 현장에 투입한 그녀의 진심을 믿었고, 조직을 지키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친다.

 영화 <007 스카이폴> 스틸 사진

영화 <007 스카이폴> 스틸 사진 ⓒ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주)


50년이란 긴 시간과 운명 동안 어쩔 수 없이 약해졌다고 하더라도, 강력한 의지로 싸우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결코 굴복하지 않는 제임스 본드. 자신을 추궁하는 청문회에서 M이 읊은 알프레드 테니슨의 <율리우스>는 반세기의 역사를 훌쩍 넘어선 <007 시리즈>의 현 주소이기도 하다.

지난 50년과 미래의 교착 지점에 놓인 <007 스카이폴>은 이제 전설이 된 시리즈를 향한 예우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특히나 제임스 본드가 시리즈 초창기에 탔던 클래식 본드카 애스턴 마틴 DB은 과거 <007 시리즈>를 추억하는 이들을 흐뭇하게 한다. 동시에 조직과 인간의 갈등을 슬기롭게 그려다는 점에서 탈냉전 시대 더 이상 제3세계 테러범들과의 대결로만 담을 수 없는 시리즈 진행방향에 대한 고민도 아끼지 않았다.

수십 년의 영광의 뒤에 자칫 '퇴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런 우려를 제대로 불식시키듯이 끊임없이 변화와 진화를 시도가 돋보이던 <007 스카이폴>. 2006년 <007 카지노 로얄>에서 6대 본드 취임 이후 3번의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완수한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훌륭한 배우가 있기에 제임스 본드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10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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