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보컬 권정열, 기타 윤철종)가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고 신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10cm(보컬 권정열, 기타 윤철종)가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고 신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젬베가 빠졌다. 겉으로 보기엔 세련된 느낌이지만 1960년대 빈티지 사운드를 구현하려 애썼단다. 이번엔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젬베를 전문적으로 잘 치지도 못하는데다 젬베치면서 노래하는 친구들이 많아져서 식상한 것 같더라"는 게 이들의 변이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클럽 에반스에서 남성듀오 10cm(십센치, 권정열 윤철종)의 정규 2집 <2.0> 발매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이들은 3곡의 타이틀 곡 '파인 땡큐 앤드 유?'(Fine thank you and you?)와 '한강의 작별' '오늘밤에'를 비롯한 수록곡을 라이브로 들려줬다.

트리플 타이틀곡 내세워..."의도대로 나왔다"

'파인 땡큐 앤드 유?'는 비틀즈의 '렛 잇 비'(Let it be) '헤이 주드'(Hey Jude) 등과 비슷한 느낌을 주려고 한 곡이다. 기타와 드럼, 베이스 모두 30만 원을 넘지 않는 저가 악기를 사용했다고. 10cm는 "얼추 의도한대로 나와서 만족스러운 곡"이라고 평했다.

이 곡에는 '30평에 산다' '좋은 차를 샀더라'는 등의 가사가 나온다. "실제 생활에서 영감을 받긴 했지만 우리 얘기라고 하긴 좀 그렇다"고 선을 그은 권정열은 "이 가사를 써서 윤철종에게 보여줬는데 마침 형이 30평 집으로 이사가고, 차를 샀었다. '너 나 비꼬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번엔 가사 욕심을 좀 버렸습니다. 1집 때는 어떻게든 꽂히게 하고 싶어서 말도 안되는 가사를 많이 넣었거든요. 빨리 질리고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도 있어서 이번엔 실제 이야기인것마냥 진정성을 담아 진지하게 썼습니다."

 10cm(보컬 권정열, 기타 윤철종)가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열린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권정열이 신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10cm(보컬 권정열, 기타 윤철종)가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열린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권정열이 신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10cm(보컬 권정열, 기타 윤철종)가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열린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윤철종이 기타를 연주하며 신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10cm(보컬 권정열, 기타 윤철종)가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열린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윤철종이 기타를 연주하며 신곡들을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오늘밤에' 19금 버전과 클린버전 실려

"뮤지션은 너무 실리를 추구하면 안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지만 '아메리카노'로 커피 CF까지 찍은 10cm다. 권정열은 "광고는 하루 고생하면 (돈을) 엄청 주더라"면서 "욕심을 안부리려고 부단한 마인드 콘트롤을 했지만 '파인 땡큐 앤드 유?'를 통해 라면 CF를, 수록곡 '냄새 나는 여자'를 통해 화장품 CF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실제 한강에서 썼다는 '한강의 작별'은 선배가수인 최백호에게 선사하고 싶었던 곡이다. 막상 쓰고보니 욕심이 나서 10cm가 직접 불렀다. "<가요무대>에서 첫 방송을 하고 싶었지만 잘 안돼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했다"고 털어놨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사운드를 내려다 실패한 '냄새 나는 여자'는 보사노바 계열의 매력적인 곡이다.

1집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킹스타'(Kingstar)를 좋아했던 이들을 위해서 '오늘밤에'가 담겼다. 19금 판정을 예상하고 자체 클린버전까지 담으며 "상업적인 가수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줬지만, 이 곡은 꽤 강렬하다. "클린버전에도 19금이 붙을 것 같다"고 밝힌 10cm는 "1집보다 어른의 마음으로 가사를 썼다"고 했다. 윤철종의 "하드보일드한" 내레이션이 압권이다.

"제도권 음악에 안주했다? 1위곡 만들고 싶어도..."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10cm가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사진은 보컬인 권정열.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10cm가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사진은 보컬인 권정열. ⓒ 이정민


10cm의 2집은 전체적으로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1집에서 보여줬던 '날것'의 느낌보다 좀 더 다듬어진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제도권 음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윤철종은 "변화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권정열 역시 "1집 때는 20대 중반에 작업했던 곡이고, 2집은 30살이 넘기고 만든 곡이라 정서가 많이 변한 것 같다"면서 "사실 안주하고 싶어도 제도권 음악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른다"고 했다.

"저희 스스로 1집 결과물을 굉장히 좋아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좋아하기에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만족도는 좀 떨어집니다. 사실 음악 되게 잘하는데 1집에서 티가 안나는 것 같아서. 노래도 되게 잘부르는데 왜곡된 부분이 있고요.

1집은 좋게 말하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에너지, 나쁘게 말하면 욕심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엔 1집보다 오히려 더 촌스럽습니다. 차트에서 1등하는 노래를 우리도 만들고 싶은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은 죽을 때까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권정열)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10cm가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사진은 기타를 맡고 있는 윤철종.

2집앨범 <2.0>을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10cm가 10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클럽에서 2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사진은 기타를 맡고 있는 윤철종. ⓒ 이정민


권정열은 "하고 싶은 것만 담았는데 그게 많은 게 문제"라고 했다. 앞으로의 지향점에 대해 윤철종은 "그때그때 달라져서"라면서 "올해 하고 싶은 것을 이 앨범에 담았다. 앞으로 10cm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장담 못 드리겠다"고 했다.

"1집이 분수에 안맞게 잘된 거였고, 잃을 게 없기에 부담감은 없다"는 10cm. 권정열은 "맨하탄 스타일의 스티일리시함을 버리고 브리티시로 향했다"면서 "가을 앨범을 내고 싶어서 억지로 계절에 맞췄다. 조만간 공연 소식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10CM 십센치 FINE THANK YOU AND YOU? 한강의 작별 오늘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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