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들의 향연이었던 KBS 2TV <탑밴드2>가 이제 생방송 방송만을 앞두고 있다. 지난 회까지 패자부활전을 통해 8강 진출 팀을 가린 상황이다. 이중 가장 안타까운 탈락자로 꼽혔던 밴드 해리빅버튼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입을 열었다.

<탑밴드2>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클럽 에반스에 신홍섭, 김종서, 김세황, 그리고 장혜진이 함께했다. 이들은 이후 있을 생방송을 위해 새로 합류하거나 그간 밴드들의 심사를 맡아왔다.  

패자부활전에서 해리빅버튼의 탈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진 김세황은 "그때 (내 점수가) 편차를 결정하는 키가 됐는데 조심스럽게 유감을 표한다"면서 "공정성과 현장에서 보이는 모습에 근거해 심사를 하는 게 맞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세황은 "시청자 분들은 이해 못하실 수도 있지만 현장음과 방송 송출음이 다를 수가 있다"면서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치가 중요하다, 현대 산업에서 음악 역시 상품이기에 정확한 연주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낮게 평가한 이유를 들었다.

'악플러 고소'까지 생각...심사는 개인이 아닌 그간 쌓아온 한국음악의 것


패자부활전 당시 해리빅버튼이 부른 곡은 '킹스 라이프'(King's Life)란 노래였다. 방송에서 해리빅버튼은 경쟁 상대였던 트랜스픽션에 9점 차이로 뒤져 탈락했다. 당시 김세황은 20점 만점의 평가에서 해리빅버튼에게 12점이라는 매우 낮은 점수를 주었고, 방송 이후 그는 SNS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밴드 스스로도 경쟁력 갖춰 예쁜 다리를 자랑하는 10대(아이돌 그룹을 지칭)와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연주하면 더 잘하겠다'는 말도 했었다. 해리빅버튼이 했던 장르의 음악은 블루 컬러에 해당하는 맨체스터인 헤비메탈 장르다. 드럼과 베이스의 힘이 중요한 음악인데 그날 그들의 드럼은 너무 힘이 없었고 베이스 유격도 짧았다." (김세황)

김종서 역시 "드럼과 베이스는 음악에 있어서 배터리다. 정말 중요하다"면서 "연주에서 80프로 이상인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그날 해리빅버튼은) 밀어주는 힘도 없었고, 드러머가 음악을 완벽하게 이해를 하고 있지 못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힘없이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서는 "SNS 등에서 담합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는데 심사위원 개기인 주관의 점수였고  비슷한 견해였다"면서 "개인적으로 해리빅버튼의 팬인데 그날 점수는 아쉬웠다. 1점 깎는데 얼마나 큰 아픔이었는지 모른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빗발치는 비판과 공격에 김세황은 일부 누리꾼들에 대한 고소도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세황은 "악플에 대한 의견을 말하자면 언젠가 유튜브 코리아 사장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이 말하길 원래 유튜브에 악플이 없었는데 한국인들이 유투브를 이용하면서 생겼다고 했다"면서 "우리의 인터넷 문화가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음악하면서 이런 일 처음 겪었는데 강남경찰서, 법률 공단 등에 물어보니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고소하지 않았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김세황은 "내 평가가 김세황 한 명의 생각이라고 안 본다"면서 "지금까지 함께 음악을 해온 사람들의 영향이 있을 거고 내가 속해 있던 팀의 영향도 있을 거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대해 송홍섭은 "(김세황의 점수는) 특정 장르에 있어서의 연주자 레벨을 말하는 건데 그 장르를 벗어나면 얘기는 달라진다"면서 "음악은 여러 관점이고 김세황씨는 그 장르에 충실하게 본 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생방송은 오는 9월 15일부터 시작한다. A조에 속한 밴드 몽니·장미여관·악퉁·트랜스픽션의 대결을 시작으로 8강 일정이 진행된다. 22일엔 B조인 피터팬 콤플렉스·슈퍼키드·로맨틱 펀치·피아의 대결이 방송되며 29일 추석 연휴로 1주를 건너 뛴 후, 오는 10월 13일 대망의 결승전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