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KBS에 입사해 <비타민>과 <경제비타민> <청춘불패1> <뮤직뱅크> 등을 거쳐 현재 <개그콘서트> <안녕하세요> <청춘불패2> <전국노래자랑>의 책임 프로듀서인 김호상 KBS CP는 2012년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석사논문으로 < K-POP의 해외진출 성공전략에 관한 연구 >를 제출했습니다.

<오마이스타>는 기사를 통해 K-POP 전문가 11명의 심층 인터뷰가 담긴 김호상 PD의 석사논문을 재구성해 소개합니다. 한류에 이어 K-POP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지금, K-POP의 성공 요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편집자말]
주말 내내 SNS가 시끌시끌했다. 런던 올림픽 때문이기도 했지만, 티아라의 왕따설 또한 한몫했다. 발단은 멤버 효민과 지연, 은정이 SNS에 올린 글이었다. 이후 화영이 이 글을 의식한 듯한 말을 남기며 논란은 확산됐다. 이는 연예인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벌어진 새로운 현상이다.

CD를 구입하고 TV나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이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K-POP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되면서 소셜미디어는 방송 미디어 못지않게 중요한 미디어가 됐다. K-POP 가수들 본인은 물론, 소속사 또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구글 서황욱 이사는 "과거 기획사가 도저히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다양한 나라에서 유튜브를 이용해 아주 손쉽고 규모 있게 K-POP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자생적인 팬들이 생겨나면서 이들이 유튜브 내 다른 K-POP 콘텐츠를 소비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K-POP의 인기가 확대 재생되었다"고 분석했다.

"K-POP의 힘의 원천은 바로 소문이다. 인터넷에서 곡이 마음에 든 팬이 페이스북 등에서 추천해 평판이 순간적으로 온 세상에 퍼져, 폭발적 팬 증가를 일으킨다. 향후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자세, 이것이 K-POP이 SNS에서 취해야 할 가장 현명한 포지션이 아닐까 싶다."(CJ E&M 음악공연사업부문 신동영 차장)

 <뮤직뱅크 인 파리> 공연 모습

<뮤직뱅크 인 파리> 공연 모습 ⓒ KBS 페이스북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전세계 K-POP 팬을 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6년 8월,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YG엔터테인먼트는 2008년 1월, JYP엔터테인먼트는 2008년 12월 유튜브에 각각 가입했다. 각 연예기획사는 앞다퉈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공식 채널을 오픈하고, 전 세계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기 전, 다양한 티저 영상을 선보이고 글로벌 쇼케이스를 열어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커버 댄스 페스티벌 등 각종 이벤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제 SNS를 기반으로 한 프로모션, 나아가서 유통은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만큼의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우리 회사는 멀티미디어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해외 각 지역의 로컬 시장에 대한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 실행하고 있다."(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

SM, YG, JYP의 유튜브 동영상 월간 조회 수 변동을 살펴보면 2010년 1월~2011년 5월 사이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수치로 따져보면 약 4.9배 성장에 달한다. 이는 2010년부터 국외에서 K-POP이 인기를 끈 것과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K-POP의 성장세에 따라 유튜브는 지난 2011년 12월, K-POP을 별도의 음악 장르로 분류했다.

국가별 방문자를 살펴보면 일본이 1위이고 미국, 태국, 대만, 베트남이 그 뒤를 따른다. 캐나다(12위)와 호주(14위), 멕시코(15위), 프랑스(16위), 영국(17위) 등 30위권 내 19개국이 비아시아권 국가라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유튜브 조회 237개국 중 상위 20개국의 방문자 비중이 92%를 차지하고 기타 217개국이 8%를 차지하고 있어 아직은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지만, K-POP이 전 세계에 파급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일본이나 아시아를 제외한 나라에 점점 팬들이 늘어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넓은 시장을 개척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JYJ 김준수

JYJ 김준수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SNS 강세에 달라진 K-POP..."뮤비, 티저에 엄청난 공들여"

SNS가 가져온 K-POP 제작 환경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각 연예기획사는 뮤직비디오에 많은 돈을 들이기 시작했다. SNS를 통해 가장 먼저 퍼지는 것이 뮤직비디오인 만큼 더욱 공을 들이게 된 것. 실제로 세계 각국에 팬이 많은 JYJ 김준수는 솔로 앨범을 발표했을 당시, 국내 방송의 심의보다는 유튜브 등으로 공개되는 뮤직비디오의 퀄리티를 높이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되는 뮤직비디오가 단 열흘 만에 1천만의 조회 수를 올리는 시대가 되었다. K-POP의 퍼포먼스와 멤버들의 개성 넘치는 비주얼을 큰 매력으로 꼽는 데는 뮤직비디오의 역할이 컸다. 비트감 넘치는 K-POP에 각각 콘셉트를 달리한 퀄리티 높은 뮤직비디오는 해외 팬들을 사로잡는 첫 관문이 되고 있다."(큐브엔터테인먼트 홍승성 대표)

"다국어로 이뤄진 캡션 기능의 활용이나 해당 지역, 국가에 맞는 언어로 뮤직비디오를 비롯한 콘텐츠를 다양하게 생산하기도 한다. 또한 해당 플랫폼에 유입되는 각 지역 팬들의 맵을 분석해 향후 프로모션 기획의 기반으로 삼기도 한다."(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

72개국에서 보는 KBS 월드...<뮤직뱅크> 출연하면 세계에서도 안다?


SNS가 강세라지만, 국외에 방송되는 국내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뮤직뱅크>가 방송되는 KBS 월드는 아시아 16개국, 중남미 15개국, 유럽 8개국, 중동 22개국을 포함, 73개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 권오석 KBS 콘텐츠사업국장은 KBS 월드에 대해 "거대한 방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K-POP을 전파함으로써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지속적으로 K-POP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한류 확산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것은 유튜브였다. 하지만 K-POP을 통해 한국의 현재와의 결합은 지상파 동시 생중계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KBS 월드를 통한 <뮤직뱅크>의 동시 생방송이 전 세계 한류 팬들을 K-POP의 생산 기지인 한국과 동시간으로 K-POP의 생산과 소비를 함께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줬다."(김충 KBS 책임프로듀서)

K-POP 가수들의 국외 진출이 일상적인 현상이 되면서, 이제 아이돌 가수들은 트레이닝 과정에서부터 국내 데뷔와 국외 진출을 모두 염두에 두게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충분히 기반을 다지지 않고 국외로 서둘러 나갔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쯤에서 케이윌, 씨스타, 보이프렌드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김시대 대표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히트해야 다른 나라에서 히트하지, 해외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내에서 인기가 없으면 해외에서도 한계가 있다."

K-POP 김호상 뮤직뱅크 KBS월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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