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샤이니 (<오마이스타> 자료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 이하 노조)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무용가 J씨가 지난해 MBC가 주최한 해외공연에서 유수의 아이돌 그룹보다 출연료를 많이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섭외 과정에서 J씨가 이끄는 무용단이 먼저 확정된 상태에서 나머지 출연진들의 섭외가 이루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제가 된 해외공연은 지난해 5월 22일 일본 간사이 지역의 한인단체들과 함께 MBC가 주최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원 자선 한마당 '힘내요 일본'>이다. 노조에 따르면 총 2부로 나뉜 이날 공연에서 1부는 지역 한인 예술인들과 학생들의 공연으로 이뤄졌고, 2부는 MBC 주관으로 샤이니·포미닛·시크릿 등의 아이돌과 설운도·박현빈·최진희 등 트로트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J씨의 무용단도 2부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8천만 원이 넘는 J씨 무용단 일본 공연 출연료는 비상식적인 고액"

먼저 노조가 지적한 부분은 J씨 무용단이 챙겨간 출연료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 노조는 "총 출연진 8팀 가운데 가장 많은 출연료를 받은 것은 놀랍게도 출연진 중 가장 주목받았던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바로 J씨의 무용단이었다"며 "이날 공연으로 J씨의 무용단이 받은 출연료는 8천 1백 80만 원(항공료 및 숙박료 제외)이었다"고 공개했다.

이는 국내 A급 아이돌에 해당하는 샤이니보다도 높은 금액이었다. 노조는 "현지 팬들이 가장 열광했다는 샤이니는 5천만 원, 시크릿과 포미닛은 각각 3천만 원 씩 받았다"며 "트로트 가수들의 경우 박현빈이 3천만 원, 설운도와 최진희가 각각 2천만 원과 1천만 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경우 J씨 무용단이 받은 출연료는 트로트 가수 세 명의 출연료를 합친 것보다 많고, 포미닛과 시크릿의 출연료를 더한 것보다도 많다. 특히 노조는 "이날 행사에 출연한 8팀의 공연료 총액은 2억 5천여만 원"이라며 "J씨의 무용단이 이 가운데 3분의 1을 챙겨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 노동조합이 9일 발행한 특보. 이 특보에 따르면 J씨 무용단이 받은 8천여 만원의 출연료는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1회 제작비와 맞먹는다.

MBC 노동조합이 9일 발행한 특보. 이 특보에 따르면 J씨 무용단이 받은 8천여 만원의 출연료는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1회 제작비와 맞먹는다. ⓒ MBC 노동조합


물론 J씨 무용단은 말 그대로 '단체'이기 때문에 적게는 3~40명, 많게는 5~60여명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그러나 노조는 "이날 행사에 참가한 아이돌 그룹들은 4~5명에 불과하지만 코디네이터와 댄서, 매니저와 스태프들 합치면 20명 가량이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라며 "J씨 무용단에 대한 8천만 원이 넘는 일본 공연 출연료는 비상식적인 고액"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MBC가 얼마 전 J씨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보다 출연료를 더 받았다는 의혹에 'J씨 무용단은 공연 시간이 가수보다 길지 않느냐'라고 해명한 것을 빗대 "공연 시간으로 출연료를 책정한다면 (공연 시간이 같은) 샤이니와 포미닛, 시크릿의 출연료가 차이나는 것은 어떻게 둘러댈 것인가?"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한 예능 PD는 노조가 9일 발행한 총파업특보를 통해 "(행사에 출연한) 톱 가수들이 공연의 의미 등을 고려해 출연료에 크게 개의치 않고 일본까지 갔을 텐데, J씨 무용단에 8천만 원이나 지급했다는 게 알려지면 앞으로 MBC는 공신력 추락으로 톱 가수는 섭외도 힘들어 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무한도전>의 1회 제작비가 8천여만 원인데, 턱도 없이 모자라 제작비가 많은 분량을 촬영할 때는 몇 회 분을 아꼈다가 한 번에 몰아 쓰기도 한다"며 통탄하기도 했다.

"예능국, 이미 J씨의 출연이 결정된 기획안 통보받았다"

 MBC노조 파업 26일째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간부들과 안전관리직원들에 둘러싸여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간부들과 안전관리직원들에 둘러싸여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유성호


또한 노조는 이 과정에서 J씨 무용단의 출연이 '김재철 사장의 지시'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2부 공연의 출연진들은 책정된 예산에 맞춰 예능국의 담당 PD가 섭외를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는 "J씨 섭외만은 예외였다"며 "예능국은 김재철 사장의 지시에 따라 이미 J씨의 출연이 결정된 기획안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외부 협찬을 통해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5억 원과 1억 원을 협찬했다. 노조는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5억 원은 출연진의 출연료와 교통비 등을 마련했고, 신한은행이 협찬한 1억은 전액 오사카 현장 제작비로 사용됐다"며 "어김없이 김재철 사장이 J씨를 꽂은 공연을 만들고 외부 돈을 끌어와 거액의 출연료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런 '특혜성 공연'이 한 번이 아니라는 점도 꼬집었다. "이번 공연 역시 특혜 의혹이 이어지고 있는 J씨의 다른 공연들과 닮은꼴"이라고 비판한 노조는 "이미 김재철 사장이 J씨를 출연시키라고 지시한 MBC 주최 행사는 확인된 것만 2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노조는 J씨와 관련된 특혜 의혹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지금까지 확인된 의혹을 보면 공통적으로 김재철 사장이 먼저 J씨를 출연시키도록 (회사에) 지시하고 금액도 직접 지정한다"며 "그러면 그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J씨에게) 출연료가 지급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국장은 "추가적으로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마이스타>는 노조의 주장에 대한 MBC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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