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클라이밍 세계 랭킹1위 김자인 선수

스포츠 클라이밍 세계 랭킹1위 김자인 선수ⓒ 곽진성

지난 2일, 스포츠 클라이밍 팬들은 벨기에에서 들려온 낭보에 환호했다. '스포츠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23, 고려대 노스페이스 스포츠 클라이밍팀) 선수가 벨기에 퓌르스에서 열린 IFSC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 5차 대회 여자 리드부문에서 단독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김자인 선수의 우승 소식은 국내 스포츠 클라이밍 팬들에게 흥분시켰다. 현재 세계 랭킹1위, 시즌 랭킹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김자인 선수는 세계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 자리를 놓고 라이벌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벨기에 퓌르스 월드컵 우승은 그런 뜨거운 경쟁을 뚫고 챔피언을 향한 꿈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게 만들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495.10점)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시즌랭킹 1위인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410점)를 단 10점 차이로 바짝 추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벨기에 월드컵 이후 이어지는 미국 볼더 월드컵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기 결과에 따라 시즌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산악연맹 "전국체전 출전하라"... 김자인, 미국 월드컵 행 좌절

하지만 이후 들려온 소식에 국내 스포츠 클라이밍 팬들은 의아해졌다. 대한산악연맹 스포츠클라이밍위원회가 김자인 선수의 미국 볼더 월드컵 출전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대한산악연맹의 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국내대회 활성화를 위해 전국체전 기간 중, 같은 기간에 열리는 미국 볼더 월드컵(10.8~9) 출전 승인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스포츠 클라이밍이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은 남자부를 정식종목으로 가는 길목이고, 여자부 역시 동호회 종목에서 시범종목으로 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전국체전 출전 장려를 위해, 스포츠 클라이밍 대표 선수들의 월드컵 출전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월드컵과 전국체전은 그 비중을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다. IFSC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 시리즈는 세계 스포츠 클라이밍의 최강자들이 참가하는 스포츠 클라이밍의 최고 대회다. 그에 비해 전국체전의 스포츠 클라이밍 종목은 정식종목이 아닌 시범경기와 동호회 종목으로 열리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홈페이지 캡처

대한산악연맹 홈페이지 캡처ⓒ 대한산악연맹 홈페이지 캡처


김자인 선수는 세계랭킹과 시즌랭킹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상황이었기에, 대한산악연맹에 미국 월드컵 참가 신청을 거듭 요청했다. 하지만 산악연맹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고 김자인 선수의 미국 볼더 월드컵 출전은 좌절됐다. 연맹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자인 선수가 월드컵 출전을 요구해 다른 연맹에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연맹에 문의한 결과 예외 케이스를 두는 경우가 테니스의 모 선수 외에는 없어서 예외 규정을 두지 않기로 했다.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고 해서, 당시 연맹도 고심을 해서 김자인 선수의 요청을 승인하지 않았다."

결국 김자인 선수의 월드컵 세계랭킹 1위 수성과 시즌랭킹 1위 도약은 불투명해졌다. 특히 미나 마르코비치를 코앞까지 추격했던 시즌 랭킹의 경우, 추격에 맥이 빠지게 됐다. 산악연맹 관계자도 월드컵 불참으로 인한 악영향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했다. 하지만 전체를 위해 한 선수가 감내해야 하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물론 월드컵 시리즈에 불참하면, 세계랭킹과 시즌랭킹에 영향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한텐 중요하겠지만 전체를 위해 감내해도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모든 월드컵 시리즈를 뛰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한 번은 (월드컵을) 안 나가도 되지 않겠는가?"

 스포츠 클라이밍 김자인 선수

스포츠 클라이밍 김자인 선수ⓒ 곽진성


김자인 "요르단 월드컵 준비"... 산악연맹 "예외규정 고려"

김자인 선수는 벨기에 월드컵 리드 우승을 확정 지은 지 몇 시간 후에 미국 볼더 월드컵 출전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승에 기쁨에 들떴던 김 선수는 관련 소식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 김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김 선수는 미국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전국체전 출전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늘 제가 시상식에서 울린 애국가와 태극기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국위선양의 길은 윗분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전국체전 시범종목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라는 걸 왜 아직도 모르시나요- (10월 2일)

하지만 김자인 선수는 미국 볼더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고, 10월 중순 요르단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며 챔피언 도전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너무 유감스럽다. 속상하고 억울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무너진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한국 선수들에게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싶다" (김자인)

산악연맹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이번 갈등으로) 선수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하지만, 앞으로는 세계랭킹 일정 기준 이상의 선수에게는 (이런 상황에서) 예외 규정을 두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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