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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7일 오후 7시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배우 정준호, 한지혜씨의 사회로 9일간의 영화 항해를 시작했다.

개막식에는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를 연출한 중국의 거장 장이모우 감독을 비롯, 미국 선댄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존 쿠퍼, 중국 배우 탕웨이, 일본 배우 아오이 유 등 해외 영화인과 영화공로상을 수여받는 배우 김지미, 임권택 감독 등 국내·외 배우와 감독들이 대거 참석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열다섯 번째 개막을 축하했다

개막식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축하하는 공연에 이어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뉴커런츠 심사위원 소개와,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 장이모우 감독과 주연 배우 조우 동유, 샨 도우의 소개에 이어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가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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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는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 연출과 대규모 작품 연출에 주력해 왔던 거장 장이모우 감독이 감독 초기의 시절로 되돌아가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만든 멜로영화다.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원작인 영화로, 문화혁명 당시 우파로 몰려 정치적으로 투옥된 아버지 때문에 어려운 형편을 이어가고 있는 고교생인 징치우(저우동위)가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출신 성분이 좋은 라오산(두오샤우)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슴 아픈 이별을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투옥된 아버지로 인해 어머니와 두 동생과 함께 어렵게 생활하던 징치우는 교육받으러 갔던 농장에서 라오산을 만나게 되고, 라오산은 징치우를 사랑해 먹을 것을 가져다 주고, 체육복을 사다주는 등 어려운 형편의 징치우를 남몰래 돕는다.

그러나, 라우산이 불치의 병을 앓게 된 것을 알게 된 징치우는 라오산과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병이 낳은 후 산사나무 아래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징치우는 산사나무 아래에서 라오산을 만나지 못하게 되고 그의 유언대로 유골을 산사나무 아래 묻고, 해마다 산사나무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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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치우를 사랑하는 라오산의 헌신적이며 지고 지순하고 순수한 사랑이 감동적이다. 자칫 신파적이고 유치한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라고 혹평하는 이가 있을지 몰라도, 두 남녀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은 물질을 우선하는 현대사회의 이기적인 사랑을 돌아보게 한다.

징치우가 라오산이 선물한 붉은 산사나무 열매색의 옷을 입고 라오산과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산사나무 아래>는 열다섯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관객에게 던지는 화두일 수 있다.  <산사나무 아래>는 순수한 사랑을 잊어가고 있는 이 시대, 징치우를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라오산으로부터 '사랑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며, 각박해져 버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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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회 영화제 당시 폐막작 <책상서랍 속의 동화>로 부산을 찾은 적이 있는 장이모 감독은  개막식을 앞두고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30년간 많이 나온 주제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원작대로만 찍었고, 내용보다는 연기자들이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2007년부터 원작 소설이 퍼지기 시작했으나 영화 소재를 찾는 과정에서 선택하게 됐다"며 "마지막 부분에서 여주인공이 자신의 이름을 상대 남성에게 불러주는 장면에 감동을 받아 영화로 제작하게 됐다"고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장이모 감독은 베이징영화학교를 졸업한 중국 제5세대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다. 오스카상 후보로 3차례나 이름을 올렸으며,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는 <삼창박안경기>(2009), <영웅>(2002),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 <홍등>(1991), <붉은 수수밭>(1987) 등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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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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