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북한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불암산과 이어지는 수락산은 경기도 의정부시와
남양주시, 그리고 서울시 노원구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다. 주봉의 높이는 637m이고,
기반암은 화강암이다. 그런데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쳐온 탓인지 정상으로 오르다
보면 쉽게 부서지는 바위를 만날 수도 있어서 암릉의 경사면 위를 걷거나 붙잡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쪽 사면에는 지금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선덕여왕의 아버지인 신라 진평왕
때 원광법사가 창건했다는 흥국사(興國寺)가 있다. 드라마 '이산'으로 유명한 조선 정조
때에는 승풍(僧風)을 드높이기 위해 규정소(糾正所)를 설치하기도 했다 한다. 사찰과
승려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승풍을 규찰하기 위하여 광주 봉은사, 양주 봉선사, 남한산
개운사, 북한산 중흥사, 수원 용주사 등에 설치하였던 관아인 규정소의 흔적이 남아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수락산을 오르는 많은 등산객들이 자신들이 소속된 조직의
기강을 바로 세우려고 다짐하고, 또 등산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엄격해 지는
계기를 맞게 되기를 바라는 건 너무 지나친 바람일까?

사암으로 이루어진 수락산에 가을 단풍이 수놓아져 있다 바위를 돌아 오르면 또 하나의 장관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산을 오르는 오솔길 위에서 내려다 본 수락산.

▲ 사암으로 이루어진 수락산에 가을 단풍이 수놓아져 있다 바위를 돌아 오르면 또 하나의 장관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산을 오르는 오솔길 위에서 내려다 본 수락산. ⓒ 강성구


수락산역에서 출발하여 만남의 광장을 거쳐서 수락산을 향해 오르는 등산로는 일찍
출발한 까닭인지 한산했다.

수락산 입구에 마련된 생활체육 시설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정말 남녀노소 함께 모여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공원인 것 같았다.

▲ 수락산 입구에 마련된 생활체육 시설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정말 남녀노소 함께 모여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공원인 것 같았다. ⓒ 강성구


입구 근처에 마련해 놓은 생활체육공원의 운동기구들에는 인근 주민들과 등산객들이
모여서 간단한 아침 운동들을 하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오르는 수락산 등산로 아침 일찍 등산을 시작해서 그런지 진입로는 한산했다.

▲ 계곡을 따라 오르는 수락산 등산로 아침 일찍 등산을 시작해서 그런지 진입로는 한산했다. ⓒ 강성구


그동안 다녀보았던 수도권의 다른 산들에 비해 이곳 수락산은 곳곳에 관리자의 손길이
많이 닿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리고 안전하고 편한
나무 다리, 나무 벤치, 천상병 시인의 시 목판 등은 산행하는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수락산 등산 이용객들을 위해 안전하게 마련해 놓은 나무다리 잘 마련된 나무 다리 등을 보니 다른 산들에 비해 세심한 
배려를 한 것들이 한눈에 보였다.

▲ 수락산 등산 이용객들을 위해 안전하게 마련해 놓은 나무다리 잘 마련된 나무 다리 등을 보니 다른 산들에 비해 세심한 배려를 한 것들이 한눈에 보였다. ⓒ 강성구


수락산과 이어져 있는 불암산을 같이 보여주는 등산안내도의 경우도 상당히 공을 들여
제작한 것 같았다. 이 안내도를 보고 등산코스를 미리 살펴 보기만 하면 산행을 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수락산의 지형과 등산로를 입체적으로 잘 표현해 놓은 안내도 실제 수락산의 지형과 지물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말
섬세하게 제작해 놓은 안내도에 대해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만족한다는 말들을 한마디씩 하고 올라갔다.

▲ 수락산의 지형과 등산로를 입체적으로 잘 표현해 놓은 안내도 실제 수락산의 지형과 지물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말 섬세하게 제작해 놓은 안내도에 대해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만족한다는 말들을 한마디씩 하고 올라갔다. ⓒ 강성구


수락산 등산안내도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등산 도중에 아래를 내려다 보면 온통 아파트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도무지 흙바닥이 보이질 않는다. 연무로 흐릿한 시야에 단풍이 전혀 들 수 없을 것만 같은 성냥갑 같은 건물들이 산 아래 가득하다.

수락산 아래 펼쳐진 또 다른 숲, 아파트 바위 능선을 타고 오르다 내려다 본 수락산 아래에는 빼곡히
들어찬 아파트들이 또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 수락산 아래 펼쳐진 또 다른 숲, 아파트 바위 능선을 타고 오르다 내려다 본 수락산 아래에는 빼곡히 들어찬 아파트들이 또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 강성구


수락산에는 정돈된 등산로 뿐 아니라 오밀조밀하게 단장된 곳들이 많았다. 등산로의
입구에 천상병 시인과 그의 시(詩)들을 주제로 꾸며놓은 문학공원도 좋은 느낌을 줬고,
또 생활체육시설들이 구비된 체육공원도 좋았다. 그런가 하면 수락산을 오르는 중에
만난 이런 운치있는 산 속 작은 공원도 참 좋았다.

도심 속의 공원과도 같은 휴식처 수락산을 오르는 중에 활엽수들의 낙엽들이 운치있게 떨어져
있는 휴식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 도심 속의 공원과도 같은 휴식처 수락산을 오르는 중에 활엽수들의 낙엽들이 운치있게 떨어져 있는 휴식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 강성구


마치 외국의 어느 도심 속 공원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안전을 위하여 밧줄이 빙
둘러쳐진 공원에는 나무 벤치 주변에 가을 낙엽들이 한켜 쌓여 있어서 한결 푸근하게
느껴졌다. 우리도 잠시 숨을 돌릴 겸 해서 잠시 쉬다가 올라갔다.

수락산에 마련된 전망대 나무로 잘 마련된 전망대에서 한숨 돌리며 경관을 보고 있다.

▲ 수락산에 마련된 전망대 나무로 잘 마련된 전망대에서 한숨 돌리며 경관을 보고 있다. ⓒ 강성구


조금 더 올라가니 수락산 주변 경관을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나무로 설치해 놓은
전망대를 만날 수 있었다. 나무 의자에 앉아서 쉴 수도 있고, 적당한 높이의 난간에
기대 서서 편하게 수락산 주변 풍광들과 수락산 아래를 전망할 수 있었다.

동쪽 사면의 금류계곡의 금류동(金流洞), 은선동(隱仙洞), 옥류동(玉流洞) 폭포라도
보일까 싶어 사방을 둘러보기도 했다. 자세히 내려다 보니까 곳곳에 허옇게 드러나
있는 암벽들로 인해 수림이 울창하지는 않은 메마른 산세를 살펴볼 수 있었다.

수락산 정상을 향한 고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 평지 등산로 하염없이 비탈진 등산로를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쉬운 길을 걸으면서 숨찬 가슴을 달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 수락산 정상을 향한 고지에서도 만날 수 있는 평지 등산로 하염없이 비탈진 등산로를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쉬운 길을 걸으면서 숨찬 가슴을 달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 강성구


잠시 숨을 돌린 후에는 다시 출렁다리를 통해 계곡을 건너듯 풍화작용으로 모래가
많은 바위 능선을 걷게 되었다. 좌우측면의 경사가 심하고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고 안전기둥 등을 설치해 둔 것도 잘 이용해야 한다. 같이 오르던 등산객들이 전부
발걸음을 조금씩 늦추는 바람에 잠시 병목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상을 향한 도중에 만난 바위 능선길 이 구간을 지날 때에는 다들 조심하게 된다.

▲ 정상을 향한 도중에 만난 바위 능선길 이 구간을 지날 때에는 다들 조심하게 된다. ⓒ 강성구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수락산의 풍경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암릉 반, 단풍 반'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웅대한 바위와 그 옆으로 보이는 붉은 단풍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눈 앞에 있는 듯 하지만 바위 아래를 나무 옆을 따라 걷다보면 한참을 가야 한다.

화강암 큰바위들과 단풍의 하모니, 수락산의 묘한 조화 정말 큰 바위들도 많았고 소박한 단풍들도 철철 넘쳤다.

▲ 화강암 큰바위들과 단풍의 하모니, 수락산의 묘한 조화 정말 큰 바위들도 많았고 소박한 단풍들도 철철 넘쳤다. ⓒ 강성구


그렇게 걷고 또 걷다 보면 능선을 하나 올라섰음을 알게 된다. 수락산의 정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단풍 향기가 익숙해진다.

수락산 꼭대기에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다 저 단풍 사이로 걸어왔구나! 가을 한복판을!

▲ 수락산 꼭대기에서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다 저 단풍 사이로 걸어왔구나! 가을 한복판을! ⓒ 강성구


내려다 보면 아찔한 높이의 바위. 방금 올라왔던 길을 내려다 보는 기분은 꼭 가을이
아니라 하더라도 성취감으로 인해 시원함 그 자체일 것이다. 우리네 인생의 괴로운 한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힘든 경로에서 땀을 흘리며 한걸음씩
옮겨 놓는 일상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도 계속 정진하면 해소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항상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더 노력하면 수락산의 정상에 오르듯 그 고통의 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누군가의 말대로 정말 10m만 더 뛰면 생각하고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나 자신에게 차분히 설명해 본다.

수락산의 바위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사람은 신선일까? 신선의 마음으로 그런 기분으로 앉아 있겠지!

▲ 수락산의 바위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사람은 신선일까? 신선의 마음으로 그런 기분으로 앉아 있겠지! ⓒ 강성구


올려다 보기도 힘든 저 바위 위에 어느 나이 많은 분이 앉아있다. 양 무릎을 세우고
양 팔꿈치를 두 무릎에 올려놓은 채 뭔가 생각하며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 무엇을
생각하며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저 정도의 높이라면 신선의 기분이 들지는 않을까 궁금해진다. 아주 힘들게 올라간
그 위에서 흘린 땀방울만큼의 고민과 걱정을 덜어내고 내려오시길 기대해 본다.

하산길에 발견한 보랏빛 열매 무슨 나무인지 보기드문 보라색 열매를 맺고 있었다.

▲ 하산길에 발견한 보랏빛 열매 무슨 나무인지 보기드문 보라색 열매를 맺고 있었다. ⓒ 강성구


하산하는 길에 조금 더 내려간 곳에서 수락산의 보물을 하나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여느 산에서도 좀처럼 보기 쉽지않은 보라색 열매들을 맺고 있는 나무를 만난 것이다.
이 보랏빛 열매들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누군가 나무에다가 보석들을 매달아 놓고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들 뿐 아니라 옆으로 지나가던 사람들도
신기하다는 듯 한마디씩 하면서 내려갔다.

열매가 몇 개 떨어진 자리가 보였다. 보라색 열매에 대한 일부 사람들이 궁금함에
지나친 행동을 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 본다. 그냥 이렇게 좋다는 느낌만
안고 기억 속에 마음에만 담아가지고 내려가면 저 열매들이 다시 싹으로 작은 나무로
또 돋아나고 자라고 더 무성해질텐데.

수락산 등산의 출발지까지 내려왔을 때 햇살이 맞아주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오르는 동안에는 산안개가 뿌옇게 덮였었는데 ...

▲ 수락산 등산의 출발지까지 내려왔을 때 햇살이 맞아주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오르는 동안에는 산안개가 뿌옇게 덮였었는데 ... ⓒ 강성구


한산하던 수락산의 등산로가 하산을 하는 동안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또한 박무로
부옇게 흐리던 시야도 안개가 개면서 가을햇살이 단풍을 밝게 비춰 주는 것을 또렷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소박한 단풍 계곡과 단정하게 잘 정비된 등산로, 거기에 우람하고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큰 바위들이 오늘 수락산의 기억으로 남았다.

우리의 삶에도 소박한 화려함과 절제가 묻어나는 일상의 강인함, 생에 대한 강하고
뜨거운 의지가 조화롭게 유지되기를 바래본다. 어느 한가지에만 치우친다면 오히려
어색한 모습이 된다거나 불편한 반복의 틈바구니에 끼이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가녀린 모습으로 피어난 들꽃의 노란색이 정겹다 반짝거리는 꽃집 화분 속의 어떤 것보다 이 야생화가 더 반가웠다.

▲ 가녀린 모습으로 피어난 들꽃의 노란색이 정겹다 반짝거리는 꽃집 화분 속의 어떤 것보다 이 야생화가 더 반가웠다. ⓒ 강성구


낙엽이 지는 계절에 바위들 틈에서 또 커다란 나무들 사이에서 가냘픈 모습으로 노란
야생화는 이렇게 피어있다. 몇 장 되지않는 잎은 벌레들이 갉아먹은 흔적이 뚜렷하다.

그리 강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수락산에서 만난 여러 반가움 중 하나로 남는다. 이렇게
가을의 마지막을 지켜보다가 겨울이 되면 말라 얼어 죽겠지만 내년 봄이되면 새싹을
틔워내고 여름이 되면 꽃을 피우기 시작할 거란 생각을 해 본다.

조선 정조 때 이 수락산의 내원암(內院庵)에서 300일 기도를 올려 순조가 태어났다고
한다. 야생화가 반복적으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내듯, 300일 동안 지성으로 기도를
하듯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서 목표를 향해 집중하고 더 노력해야겠다.

인생의 안개가 걷히고 밝은 햇살이 내리쬐일 때까지!

덧붙이는 글 박무가 근교의 산들을 둘러 감싼 흐린 날씨에 2년 100산 일행들과 수락산을 올랐다. 수락산역으로부터 출발해서 수락산의 능선들을 따라 가장 긴 코스를 오르는 동안 오밀조밀하면서도 수려한 수락산의 풍광에 연신 감탄사를 날렸다. 또 잘 정비되고 준비된 수락산을 관리하는 분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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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들을 다닌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서 비슷한 삶의 느낌을 가지고 여행을 갈만한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사회적 문제점들이나 기분 좋은 풍경들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고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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