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도 맨 마지막 차례에 인터뷰를 하게 됐다. 그동안 그가 동고동락했던 인물과 이별하는 날, 그것도 '정말 작별을 고해야 할' 마지막 시간에 만나는 셈이니 배우의 속내가 어떨지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12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앉은 배우 권율은 그런데 "홀가분하게 이별할 수 있는 것 같다"는 말부터 꺼냈다.
하긴 생활고 때문에 그 좋아하는 음악을 포기하고 사채업자에게 손목을 내어 주거나(<피에타>), 집안은 멀쩡한데 '잉여' 신세를 면치 못하고(<잉투기>), 사랑하는 사람이 알고 보니 자신의 부모님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흉이었던(<우와한 녀>) 일들을 떠올려 보면 tvN <식샤를 합시다2> 속 이상우 사무관은 권율이 연기한 인물들 중 "비교적 밝고 많은 걸 가지고 있는 친구"였다.
"이상우는 그동안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데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밝게 잘 살 수 있는 친구라서 마음이 놓여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그간 이상우를 연기하며 가까웠던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촬영) 당시 가장 잘 알고 싶고, 친해지고 싶고, 보호해 주고 싶으면서도 자랑하고 싶은, 그런 친구였죠.""이상우,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인물...잘 소개해 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