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우드 킵초게(케냐)의 남자 마라톤 우승을 알리는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마라톤에서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남자부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킵초게는 8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42.195㎞를 2시간08분38초 만에 가장 먼저 주파했다. 2위로 들어온 아브니 나게예(네덜란드)보다 1분20초 빨랐다.
이로써 킵초게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1960년 로마·1964년 도쿄 아베베 비킬라(에티오피아), 1976년 몬트리올·1980년 모스크바 발데마어 치르핀스키(독일)에 이어 킵초게가 역대 세 번째다.
올림픽 마라톤 2연패, 역대 3명 밖에 없는 대기록
현재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로 불리는 킵초게는 이날 일부 선수들과 선두권을 유지하며 달리다가 30km 지점부터 단독으로 치고 나간 뒤 결승선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37세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자신이 2018년 베를린 국제마라톤대회에서 달성한 세계기록 2시간01분39초보다는 7분 정도 느렸지만, 경쟁자들을 따돌리기에는 충분했다.
킵초게는 레이스를 마친 후 "올림픽 2연패로 나의 임무를 다했고, 다음 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라며 은퇴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를 존중하고, 열심히 훈련하면 누구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도쿄올림픽이 열렸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라며 "분명히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 우리가 정상적인 삶을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킵초게와 더불어 이번 마라톤에서도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 나란히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네덜란드의 나게예와 소말리아의 바시르 아브디는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나중에 국적을 바꾼 선수들이다.
기대 모았던 오주한, 허벅지 부상이 발목 잡았다
한편, 한국도 케냐 출신의 귀화 선수 오주한이 출전했으나 기권했다. 오주한은 출발 후 선두권과 큰 격차없이 순조롭게 달렸으나,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15km 지점을 앞두고 결국 레이스를 포기했다.
오주한과 함께 출전한 심종섭은 2시간20분36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전체 선수 중 49위에 머물렀으나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2시간42분42초에서 20분이나 앞당기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국제 무대의 높은 벽은 물론이고 이봉주가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세운 한국기록 2시간7분20초와도 큰 격차를 보이면서 한국 마라톤의 과제를 거듭 확인한 대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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