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포항이 서울전에서 송민규의 선제골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가 좌우 날개 송민규와 임상협의 활약을 앞세워 강호 FC서울을 제압하고, 7경기 만에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포항은 10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개막 2연승 후 6경기 무승(2무4패)에 빠졌던 포항은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기며 반등에 성공했다. 3승 2무 4패(승점 11)를 기록한 포항은 9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3연패의 서울(승점 12)은 성남(승점 15)에게 3위 자리를 내주며 4위로 추락했다.
중원 싸움에서 승리한 포항, 서울 수비 무너뜨리다
홈 팀 서울은 4-2-3-1로 나섰다. 강성진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은 나상호-팔로세비치-조영욱으로 구성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오스마르-김진성, 포백은 고광민-홍준호-황현수-김진야, 골문은 유상훈이 지켰다.
원정 팀 포항도 동일한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원톱은 김진현, 2선은 송민규-이승모-임상협, 허리는 신진호-이수빈이 출전했다. 포백은 강상우-권완규-이광준-전민광, 골키퍼 장갑은 강현무가 꼈다.
초반부터 두 팀은 공수 라인의 간격을 최대한 좁힌 채 빠른 공수전환을 선보이며 허리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을 잡는 즉시 협력 압박으로 탈취한 뒤 공격으로 전개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빌드업시 수비진의 실수가 몇 차례 나왔다.
전반 7분 이승모가 서울 수비의 실수를 틈타 강력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갔다.
평소보다 좀더 젊은 라인업으로 구성한 서울은 기동성에서 우위를 보였다. 포항은 키플레이어 송민규가 서울 수비에 막히며 고전했다. 오른쪽에 포진한 임상협도 거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포항은 세트피스에서 해답을 찾았다. 전반 21분 강상우가 올린 코너킥 상황에서 유상훈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클리어에 실패했다. 이 때 반대편에 위치한 송민규가 타점 높은 헤더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은 전반 25분에도 강상우의 위협적인 왼발슛으로 서울 수비를 곤경에 빠뜨렸다.
서울은 서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전반 33분 모처럼 조영욱으로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나상호의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서울 역시 세트피스 기회를 살렸다. 전반 34분 나상호의 코너킥을 강현무 골키퍼가 펀칭했다. 이후 흘러나온 공을 김진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서울의 박진섭 감독은 동점에 만족하지 않고, 원톱 강성진 대신 정한민을 조기에 투입했다. 전반 종료 직전 오스마르, 조영욱의 연속 슈팅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들어 흐름은 다시 포항으로 넘어갔다. 포항은 외국인 공격수 크베시치, 타쉬를 투입하며 전방을 강화했다. 서울 진영에서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늘어난데다 2선 침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포항이 주도권을 쥐었다. 전반에 매우 부진했던 임상협은 오른쪽 측면에서 여러 차례 크로스 공격을 통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반전만 하더라도 역동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서울은 오버페이스를 한 탓인지 후반 들어 기동력이 눈에 띄게 급감했으며, 압박의 강도마저 느슨했다.
결국 승부의 추는 포항으로 기울고 말았다. 후반 33분 크베시치, 타쉬를 거친 패스가 임상협에게 전달됐다. 임상협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고광민을 따돌린 뒤 왼발슛을 골문에 적중시켰다.
다급해진 서울은 이인규, 윤종규를 넣으며 총공세에 나섰지만 끝내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오랜 부진 털어낸 포항, 반등할 기회 잡았다
▲서울vs포항서울과 포항의 K리그1 9라운드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경
박시인 기자
포항은 시즌 초반 2연승으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뒤늦게 팀 훈련에 합류함에 따라 한계에 봉착했다. 3라운드 제주전 패배를 시작으로 울산(무승부), 수원(패배), 성남(패배), 대구(무승부), 전북(패배)를 상대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 상을 받은 송민규가 6라운드 성남전에서 퇴장을 당해 7, 8라운드에서 징계로 결장했다. 가뜩이나 크베시치, 타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송민규마저 잃은 포항으로선 반등할 여력이 없었다.
이번 서울전에서는 달랐다. 김기동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모두 토종 선수들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징계에서 돌아온 송민규가 출전 기회를 얻었고, 임상협과 더불어 좌우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
전반에는 기대만큼 풀리지 않았다. 송민규는 서울의 집중 견제와 협력 압박에 꽁꽁 묶였고, 임상협은 공을 만질 기회가 적었다. 그럼에도 송민규는 세트피스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속죄포를 쏘아올렸다. 벌써 시즌 4호골. 중요한 순간마다 터지는 송민규의 득점은 포항에게 매우 큰 힘이다.
전반에는 송민규가 제 몫을 했다면 후반에는 임상협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들어 외국인 공격수들과 조화를 이루며 오른쪽 측면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좌우에서 균형감 있는 공격이 펼쳐지자 서울의 촘촘한 공간도 차츰 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33분 마침내 타쉬, 크베시치와 더불어 임상협이 자신의 장기인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멋진 합작품을 연출했다.
8라운드 전북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 지난 시즌까지 수원에서 뛴 임상협은 올 겨울 포항으로 이적해 새 출발에 나선 바 있다. 시즌 초반에는 아쉬움을 보였으나 최근 절정의 킥 감각을 뽐내며 포항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포항은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었다. 슈팅수에서 16-10으로 앞섰고, 볼 점유율 또한 57%를 기록했다. 송민규와 임상협의 활약 속에 7경기 만에 승리를 거머쥔 포항은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향후 광주, 수원FC, 제주 등 다소 약체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상위권 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포항을 3위로 이끈 김기동 감독의 매직이 재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9라운드
(2021년 4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
서울 1 - 김진성 34'
포항 2 - 송민규 21' 임상협 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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