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이경규는 예능에서 포맷, 캐릭터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리액션'을 꼽았다. 이경규는 최근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는 걸그룹 '브레이브 걸스'를 예로 들며 그 배경으로 군인들의 리액션을 언급했다.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은 발매 당시에는 큰 화제가 되지 못했지만 이후 군부대 위문공연에서 군인들의 열광적인 리액션을 담은 직캠과 댓글들이 큰 이슈가 되며 뒤늦게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이경규는 "리액션이 살아야 나도 살고 멤버들도 산다. 여기 촬영에 수많은 카메라들이 있는 이유도 결국은 리액션을 잡기 위한 것"이라며 "인생이 곧 리액션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경규 본인은 "리액션을 잘 안 한다"고 당당하게 고백하여 멤버들을 당화시켰다. 그는 대신 "리액션에 능한 후배들을 많이 데리고 다녔다"며 그 예로 절친한 후배인 이윤석을 꼽았다. 반면 영혼 없는 리액션을 남발하는 후배로는 붐을 선정하자 곧바로 멤버들은 공감하는 듯 폭소했다.
이어 이경규는 불어터진 라면 먹방을 소재로 리액션 강의를 진행하며 '리액션을 할 때는 감정을 미리 드러내서는 안 된다', '리액션을 하기 전에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멤버들의 서툰 리액션을 거듭해서 지적하던 이경규는 정작 본인의 먹방 시범 때는 어설픈 발연기로 웃음거리가 됐고 "연기는 진짜 못 하신다", "사기꾼같다"는 놀림을 받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방송은 다음주에 더 강렬해진 이경규의 실전예능 강의 2라운드를 예고했다.
예능사부 이경규의 특훈은 이전 방송에서 출연한 사부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겉보기에 듣기 좋은 따뜻한 미담이나 격려,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에피소드 따위는 전혀 등장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철저하게 웃음과 분량의 효율성을 추구하며 예능이라는 장르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이경규만의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실전교육'에 가까웠다.
하지만 예능이라고해서 그저 가벼운 농담만 계속된 것은 아니었다. 한동안 독설을 날리던 이경규는 방송 중반 "내가 방송에서 자꾸 이런 말을 하면 내 이미지가 나빠지겠나, 좋아지겠나"라고 멤버들에게 역질문을 던졌다.
순간적으로 멤버들이 잠시 머뭇거리자 이경규는 "당연히 나빠지겠지만 그래도 이런걸 밀고 나가야되는 거다. 끝까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사람들이 언젠가 저 놈은 원래 저런 놈이다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방송 이미지가 잠시 나빠지는 것도)걸 뛰어넘어야 캐릭터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