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인 자연환경 다큐멘터리를 초월한 작업
처음엔 제목의 주인공인 조류 학자이자 화가였던 존 제임스 오듀본(1785~1851)과 그의 대표작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경매에 올라오곤 하는 <북미의 새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라 생각했다. 국내에는 무려 4권에 달하는 해당 서적의 축약판이 나와 있을 뿐이지만 알음알음 그 명성은 알려져 있는지라 꽤 근사한 눈요기는 보장하리란 기대감을 품었다.
물론 <새를 사랑한 화가>는 제임스 오듀본과 그의 대표작인 <북미의 새들>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영화 내내 그가 필생의 작업으로 완성한 새들의 세밀화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건 물론이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스미스소니언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국인 예술가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데다 본인의 이름을 딴 자연보호단체와 동물원, 주립공원이 존재하며 연방정부 우표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삽화 주인공을 찬탄하는 내용일 거라는 안일한 호기심과는 꽤 동떨어져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거대한 중공업단지의 전경이 인근 습지와 강 유역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그와 함께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은 그 시각적인 풍경과는 전혀 별개의 내용을 들려준다. 원시 그대로 간직한 자연환경에 대한 헌사가 귓가에 맴돈다. 이 괴이한 부조화는 대체 무엇일까. 답은 곧 확인할 수 있다. 약 200년의 시차로 동일한 지역을 언급한 것이다. 오듀본이 감탄했던 미시시피 강 유역이 두 세기가 지난 후 맞이한 변화에 대한 신랄한 풍자다. 영화를 만든 이들의 태도가 읽히는 순간이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책, "북미의 새들" 탄생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