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어른이 되는 나이스틸컷
필름다빈
서로가 서로를 물들인다는 것
영화는 생업의 기반인 킥보드를 잃어버린 보호종료아동과 그에게서 연민과 울림을 얻게 되는 윤서가 서로 교감하는 과정을 찬찬히 보여준다. 다소 투박하게 빚어진 캐릭터 탓에 설득력이 없는 에피소드도 적지는 않지만 어쨌든 두 인물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스스로도 바뀌어나가기 시작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제법 놀라운 것이어서, 그들은 의식하지도 못한 채로 서로에게 제 색을 물들이고 제게는 상대의 색을 덧입히는 것이다. 그로부터 인간은 성장하게 되니 처음엔 결코 닮아갈 수 없었던 두 세계가 마침내는 교우하는 신선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영화를 감독한 주영은 작품을 쌍방 모두의 성장드라마로 기획한 듯 보인다. 성인이지만 성인답지 않았던 미숙한 어른과 어리지만 보다 인간다운 솔직한 인간이 서로에게서 제 부족함을 보고 변화하는 과정을 복합적인 성장기로 연출한 것이다. 쉽게말해 저 유명한 <레옹>에서 몸은 컸지만 마음은 소년이나 다름없었던 레옹(장 르노 분)과 몸은 어리지만 속은 애늙이였던 마틸다(나탈리 포트먼 분)이 서로를 통해 저를 찾아갔던 이야기나 진배없는 구성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