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5세 아들(금쪽이), 7세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아빠가 고민을 들고 찾아왔다. 그는 혼자 아이들을 양육한 지 9개월 째라고 밝혔는데, 어떤 사연이 있어 오은영에게 도움을 요청한 걸까. 현재 금쪽이는 무려 9개월 동안 칩거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 한 끼 식사를 할 때와 화장실을 갈 때만 방에서 나왔다. 은둔 생활의 이유는 무엇일까. 

아침 8시, 금쪽이는 아직 잠들어 있었다. 다행히 문을 잠그지는 않았는데, 아빠가 아무리 깨워도 금쪽이는 요지부동이었다. 등교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 9개월 전까지 모범적으로 학교 생활을 했던 금쪽이는 왜 등교를 거부할까. 오은영은 '학교 거부증'으로 보인다며, 왕따 등 교우 관계에 문제가 있다거나 혹은 충격적인 일을 겪었을 수 있다며 진짜 이유를 찾아봐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사람들이 많은 게 부담스러워요." (금쪽이)

아빠는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난 금쪽이와 대화를 시도했다. 둘은 농담도 주고 받는 등 사이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적어도 등교 거부가 사춘기 탓은 아는 듯했다. 금쪽이는 사람들이 많은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고, 아빠는 함께 조금씩 해보자며 힘을 북돋아줬다. 하지만 금쪽이는 여전히 등교를 거부했다. 유급 위기에 처한 금쪽이에 대한 걱정으로 아빠의 마음은 바싹 타들어갔다. 

금쪽이는 얼굴에 웃음기가 없고, 시종일관 무미건조한 표정이었다. 의욕과 에너지가 없었다. '청소년 우울증'을 의심해 볼 정도였다. 금쪽이의 오후 일과는 컴퓨터 게임, 게임 동영상 시청, 인터넷 방송 시청이 전부였다. 하루에 12시간씩 컴퓨터를 했다. 심지어 끼니도 앉은 자리에서 해결했다. 잘 씻지도 않아서 피부 트러블이 생겼고, 손톱과 발톱 등 개인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다. 

한편, 얼마 전 갑상샘 수술을 받고 건강도 좋지 않은 아빠는 심신이 지쳐 있었다. 그는 옷방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힘든 심정을 토로했다. 그가 보고 있는 건 바로 아내의 영정 사진이었다. 작년 4월, 금쪽이 엄마는 근처 공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충격적인 사고였다. 

이제야 금쪽이가 마음의 문을 닫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학원에서 엄마의 죽음을 알게 된 금쪽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오은영은 어떤 위로로도 채울 수 없는 아픔에 위로를 건넸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을 때 이별에 대한 아픔이 조금씩 다르기에 남은 가족원 사이에 소통이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힘든 마음을 꺼내는 동생과 달리 금쪽이는 마음 속 어딘가에 묻어두는 선택을 한 것이다.

생각보다 컸던 이별의 아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채널A
 

금쪽이는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금쪽이는 왜 이별을 부정(Denial)하고 있을까. 부정이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서 살 수 없기 때문 아닐까. 엄마가 없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 아닐까. 금쪽이의 입장이 아닌 이상 그 마음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금쪽이가 겪어 있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금쪽이의 출석을 독려하기 위해 선생님과 친구들이 방문했다. 금쪽이는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친구들과 장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모두 돌아간 후, 금쪽이는 드디어 혼자가 됐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 게임에 몰두했다. 금쪽이에게 게임의 의미는 현실로부터의 회피였고, 마음의 에너지를 보존할 유일한 피난처였다.  

"느닷없는 사고를 당하면 세상이 좀 무서워요. (...) 방 밖을 나가는 게 무서울 것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어떤 방법을 찾기보다 금쪽이네 가족의 고통을 헤아리고 마음을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선언했다. 현재 금쪽이는 삶의 동기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금쪽이에게 엄마의 죽음은 어떤 의미였을까. 아마 '부당함' 그 자체이지 않았을까. 인생 자체를 배신당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그로 인해 허무주의에 빠진 것인데, 실제로 금쪽이는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을 자주 했다. 

금쪽이는 방 안에 있는 게 제일 편하다며, 밖으로 나갔을 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면 대처하기 힘들다며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다 결국 울음이 터져버렸는데, 밖에서 주변 사람들을 보면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또, 다음에 같이 가기로 했던 장소, 함께 했던 장소들을 지날 때마다 힘들다고 말했다. 엄마로 가득 찬 세상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금쪽이에게 엄마의 빈자리는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일거수일투족 모든 일상의 함께 했던 엄마에게 삶의 많은 부분을 의지했기 때문이다. 금쪽이는 끊임없이 마음을 표현한 아빠에 대한 미안함도 언급했다. 금쪽이 입에서 나온 예상치 못한 표현에 스튜디오는 울음바다가 됐다. 이어서 금쪽이는 일상을 돌아가도록 노력해보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오은영의 도움이 절실해 보였다. 

"(음주 운전으로 인한) 뉴스들을 보면서 무심하게 흘렸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로 인해서 이렇게... 한 가족이 슬프고 고통받고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습니다. 잘 이겨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정형돈)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생명은 소중한 거야'였는데, 떠난 엄마가 너무 그립겠지만 남은 가족들 역시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손을 맞잡고 어깨를 기대며 상처를 메워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쪽이와 만난 오은영은 용기를 내준 금쪽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후 엄마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오은영은 천천히 하지만 반드시 삶의 이유를 찾아보자고 독려했다. 

과연 금쪽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예고편에는 난관에 부딪친 솔루션 과정이 담겨 있었다. 촬영마저 거부한 금쪽이 때문에 솔루션은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졌다. 결국 극약처방으로 제작진은 엄마의 대역을 써서 금쪽이의 심리 치료에 나선 듯했다. 금쪽이네 가족들은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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