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 '시그네', 흔히 '#'으로 통용되는 검색기능을 부여한 온라인 표식과 주인공의 인명이 결합된 제목. 아직은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북유럽에서 온 영화다. 감독도, 주연배우 이름도 생소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작년에 꽤 흥미롭게 봤던, 젊은 여성의 사랑과 성장 스토리를 인상적으로 그려낸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를 제작한 영화사 작품이라기에 관심이 갔다. 해당 작품과 통하는 구석이 있어 뵈는 내용도 호감이 갔다. 게다가 블랙코미디가 깃든 로맨스 물이라는 홍보문구에 큰 긴장 없이 편하게 봐도 되겠다 안심하고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시간 반 남짓 시간이 지났다.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숨이 턱하고 막혀왔다. 대체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혼란한 순간이 수시로 발생했다. 혼돈이 휘몰아치고 강렬하게 치밀어오는 욕지기 때문에 속이 편하지 못했다. 다종다양한 불편한 감정들이 몰려들었다. 그래도 꾹 참고 마지막까지 영화를 다 보게 되었다. 그 끝에서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추리해야 하는 시간이 닥치기 시작했다.
기상천외 '관종' 커플의 일상을 들여다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