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FC탑걸이 승부차기 접전 끝에 FC월드클라쓰를 꺾고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3 슈퍼리그 결승에 올랐다. 11일 방영된 <골 때리는 그녀들> 두 번째 4강전 탑걸과 월드클라쓰의 경기에서 전후반 2대 2 동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 4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탑걸은 창단 이래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극적으로 패배 직전 무승부를 이루면서 경기를 승부차기로 이끌었던 월드클라쓰는 2회 연속 3위 징크스를 깨지 못한 채 또다시 3-4위전으로 아쉽게 밀려나고 말았다. 이날 탑걸은 경기 초반 유빈의 자책골로 선취점을 내주면서 고전을 겪었지만 곧바로 채리나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전 간미연의 데뷔 첫골로 탑걸은 2대 1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후반 종료 1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월드클라쓰가 기적같은 2대 2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어렵게 승리를 차지한 탑걸은 역시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구척장신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한 골씩 주고 받은 전반전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 경기를 이기는 팀이 결승전에 오르는 만큼 양팀은 경기 초반부터 쉴 틈없이 상대를 압박하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의욕에 비해 전반적인 몸놀림은 이전 같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선수들이 많았던 탓에 발재간, 돌파 등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좋은 득점 기회를 자주 놓치기도 했다.

0대 0의 긴장감을 먼저 깬 팀은 월드클라쓰였다. 강하게 골대 안으로 찬 에바의 킥인 볼이 수비수 유빈의 몸을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유빈으로선 <골 때리는 그녀들> 출전 이래 벌써 네 번째 자책골을 기록할 정도로 불운을 겪었다. 자칫 의기소침해질 수 있던 탑걸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심기일전, 움직임을 가다듬으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 결과 전반 막판 기대했던 동점골이 터졌다. 김보경의 킥인이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채리나의 몸을 맞고 행운의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그동안 분위기가 좋았던 월드클라쓰로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동안 선제골 이후 동점, 역전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내준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1대 1 동점은 자연히 위기감을 선사했다.

다 잡았던 승리 놓칠 뻔했던 탑걸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후반전 들어 주도권을 잡은 건 월드클라쓰였다. 강력한 압박으로 탑걸 선수들을 틀어 막다보니 중앙선 부근에서 계속 차단이 이뤄졌고 이를 계기 삼아 월드클라쓰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자주 마련했다. 반면 채리나, 간미연 등 40대 선수들이 중심을 이룬 탑걸은 체력 소모가 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5연승의 파죽지세로 4강까지 오른 탑걸답게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김보경이 프리킥으로 밀어준 공을 간미연이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2대 1이 되었고 남은 시간은 1분 안팎에 불과했다.  

효과적으로 공을 멀리 차내는 등의 수비 위주 운영만 해도 거의 승리가 굳어질 듯 했지만 김보경의 백패스 실수가 사오리에게 어시스트 마냥 공을 내주게 되었다. 결국 2대 2 버저비터 골이 터지면서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천신만고 끝에 4명의 키커가 성공한 탑걸이 결국 어렵게 승리를 차지했고 팀 창단 1년여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위팀의 대반란... 1년여 흘린 구슬땀이 만든 쾌거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창단 첫 대회였던 시즌2 리그전만 하더라도 탑걸은 1승 4패에 그치면서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40대 선수 비중이 높았던 데다 축구와는 거리가 먼 인원 구성의 팀이다보니 일부 시청자들에겐 '승점 자판기'라는 비아냥도 들을 정도였다. 이렇다보니 이후 진행된 첫 번째 챌린지리그에서의 기대감은 높지 않았었다. 

​하지만 당시 팀을 맡은 최성용 감독의 지도하에 착실히 호흡을 맞춘 탑걸은 발라드림, 원더우먼 등 만만찮은 경쟁팀들을 차례로 꺾고 1위를 차지하며 슈퍼리그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어진 시즌3에서도 이들의 돌풍은 끝나지 않았다. 최진철 감독과 호흡을 맞춘 탑걸은 기존 강자들인 국대패밀리, 구척장신 등을 연달아 격파하면서 준결승에 올랐고 월드클라쓰마저 제압하며 꿈의 무대인 슈퍼리그 결승전에 도달했다. 

주장 채리나는 "많은 분들이 기대를 안 하셨을 거예요. 이제 우리의 목표는 가장 높은 곳, 우승 트로피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힌다. 1년 전 제대로 공도 멀리 차지 못 했던 선수들은 어느새 연예인 여성 축구 최강자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땀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탑걸은 당당히 증명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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