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관종'이란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관심종자의 준말로, 관심이 없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족속이란 뜻이다. 혈통을 얕잡아 부르는 말인 '종'자가 붙었으니 고운 시선에서 나온 말일 리 없다. 싸이월드부터 시작된 인터넷 기반의 온갖 SNS가 활발히 이용되며 온라인에서 남의 관심을 붙잡으려 온 정신을 쏟는 이들이 관종이라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관종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모습이 먼저 떠오를까. 셀카 몇 장 정도로는 관종이라 불릴 수 없다. 혼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직접 찍고 인터넷에 게시한 뒤 감성적인 글귀 정도는 적어줘야 관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다. 장례식장에 조문을 다녀와서 기념사진을 올린다거나 시험을 치르며 사진을 올리는 이들이 논란이 되기도 했으니 관종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넓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관종의 필수조건은 돋보이려는 욕망이다. 남과 다른 모습으로 다른 이들의 시선을 제게 돌리려는 욕구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자연히 대부분의 관종은 남보다 나은 모습으로 저를 치장하게 마련이다. 현금다발이나 고가의 제품을 놓고 사진을 찍는다거나, 비싼 레스토랑이며 좋은 차, 골프장 등지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건 관종의 기본 중 기본이라 하겠다. 때로는 남들이 따기 어려운 자격증이며 입학하기 어려운 학교나 좋은 회사 등도 관종의 타깃이 되곤 한다. 요컨대 남이 갖지 못하는 것을 가졌다고 자랑함으로써 질시의 시선을 받는 게 이들의 목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