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딸을 보는 엄마, 아빠 마음이 어떨지... 저 아이를 보시면서 얼마나 걱정이 되고 그럴까. 저는 이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너무 걱정이 됩니다." (오은영)

6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0세 딸(금쪽이)과 6세 아들의 부모가 고민을 들고 찾아 왔다. 현재 금쪽이는 건강이 나빠져서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교사인 엄마도 금쪽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쉬고 있었다. 금쪽이는 몸무게가 고작 18.5kg밖에 되지 않았다. 앙상하게 마른 몸이 충격적이었는데, 그야말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었다. 
 
엄마는 몇 달 전부터 금쪽이의 식욕에 갑자기 줄어들었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식욕을 증진시키는 한약을 먹이기도 했지만, 금쪽이의 식사량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다. 결국 몸무게가 점점 빠져 18.5kg이 됐다. 정상 체중에서 10kg이나 덜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금쪽이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음식을 거부하는 걸까. 

10세에 몸무게 18.5kg, 음식 거부하는 금쪽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빵집에 간 금쪽이는 빵을 고르며 칼로리를 신경썼다. 음식의 맛보다 칼로리에 집착했고, 결국 아무것도 고르지 못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작년부터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살이 찌는 것을 염려한 탓이었다. 원래 잘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음식을 골고루 먹었던 금쪽이는 왜 이처럼 극단적으로 변한 걸까. 엄마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촬영 당시 48시간의 공복 상태였던 금쪽이가 무언가 먹고 싶다고 말하자, 엄마는 이때다 싶어 병원에서 받은 영양 음료와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숭늉을 권했다. 하지만 금쪽이는 뭐가 불만인지 먹지 않으려 했다. 다른 가족들이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 금쪽이는 밥을 먹는 동생만 쳐다봤다. 엄마는 어떻게든 먹여보려고 영양 음료를 입에 적셔만 보라고 애걸복걸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는데, 어르고 달랜 끝에 겨우 입술에 적시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싫어"라고 차갑게 말한 뒤 보란 듯 휴지를 뽑아 입술을 닦았다. 음식 앞에서 금쪽이의 태도는 너무나 냉정했다. 체충을 잰 후 모녀는 말없이 마주 앉았다. 몸무게에 대해 묻자, 금쪽이는 "계속 이랬으면 좋겠어"라고 대답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다. 

"거식증(신경성 식욕 부진증), 맞습니다. (...)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마음이 무거운데요. 정신 건강 의학과에서 다루는 질환 중에서 거식증의 사망률이 가장 높습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식욕이 없는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빵집에서도 신나게 빵을 구경했고, 불쑥 먹을 것을 찾기도 했기 때문이다. 또, 금쪽이는 매일 먹방을 시청했다. 다만, 음식에 대한 집착, 음식과 관련한 특이 행동(칼로리 계산, 동생이 먹는 것을 관찰)을 보였고, 음식에 대한 거부와 저항이 포착됐다. 오은영은 이런한 점을 종합해서 금쪽이의 상태를 '거식증'이라고 판단했다. 

거식증 환자는 체중과 체형이 자기 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여기는데, 자신의 신체에 과한 의미를 부여할 뿐 아니라 왜곡하게 된다. 오은영은 거식증 환자가 사망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체중에 대한 강박과 불안으로 인한 우울증, 체중 감소로 인한 신체적 합병증을 예로 들었다. 만 5세 6개월 아동의 평균 몸무게밖에 되지 않는 금쪽이의 건강 상태는 그만큼 심각했다. 

영상 속의 금쪽이는 온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아침이 되어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일어나고 싶어도 일어날 힘이 없다며 축 늘어져 있었다. 또,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엄마는 금쪽이의 발을 주무르고, 수건을 따뜻하게 적혀 몸을 따뜻하게 해줬다. 음식을 먹지 않으니 일상이 멈춰버렸지만, 금쪽이는 여전히 음식을 거부했다. 게다가 살이 빠진 후로 늘 예민하기까지 했다. 

"그냥 가만히 놔둬. 절대 나을 방법 없어. 동생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금쪽이)

(금쪽이의) 거식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엄마와 대화를 나누던 금쪽이는 의문의 말을 꺼냈다. 동생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나을 방법이 없다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얘기였다. 엄마는 금쪽이가 동생이 태어나기 전 사랑을 독차지 했을 때가 행복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생이 생기자 부모의 관심이 자연스레 줄어들었고, 그 때문에 박탈감을 느꼈을까. 그렇다면 거식증의 원인은 동생일까. 

금쪽이의 알 수 없는 행동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한편, 금쪽이는 식사 중 기이한 행동을 했다. 자신은 밥을 먹지 않으면서 동생에게 먹여주는 게 아닌가. 동생이 싫다더니 밥을 먹여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쪽이는 동생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은영은 심각하게 이 장면을 지켜봤다. 금쪽이는 동생이 입 안의 음식을 삼키기도 전에 숟가락을 내밀었다. 부모는 그저 눈치만 볼 뿐이었고, 동생은 누나를 위해 모든 걸 맞춰주고 있었다. 

다음 날, 금쪽이는 시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동생의 귀가를 기다렸다. 금쪽이는 "후식 줘야 하는데..."라며 동생이 간식을 못 먹을까봐 불안해 했다. 결국 엄마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동생의 귀가를 종용했다. 동생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금쪽이는 간식을 먹였다. 잠시 후, 금쪽이는 저녁 식사 준비를 도왔다. 동생이 밥을 먹고 싶지 않다고 하자 울음을 터뜨렸다. 

더 충격적인 장면도 있었다. 금쪽이는 유치원에 간 동생이 밥을 다 먹었는지 확인하려고 했다. 결국 엄마는 유치원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동생이 식사를 마쳤는지 물었다. 하지만 금쪽이는 '잘 먹었다'와 '다 먹었다'는 다르다며 다시 한번 확인하도록 했다. 엄마는 재차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금쪽이는 눈으로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믿냐며 계속 불안해 했다. 

"그냥 좀... 기이해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의 '기이한' 문장 완성 검사를 공개했다. 그 내용은 대부분 동생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내가 가장 행복할 때는 동생의 체중이 늘었을 때',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동생의 체중이 줄어드는 것', '나의 소원은 동생 몸무게가 평생 줄지 않고 늘기만 하는 것' 금쪽이가 생각하는 자신의 정체성은 본인의 체중과 체형, 그리고 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어려움과 부모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동생의 성장 환경도 중요하다는 새로운 포인트를 언급했다. 그는 금쪽이의 문제로 인해서, 금쪽이의 마음이 잠시 편해지려고 동생을 희생양 삼고 있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동생의 성격이 원만해 참고 있을 뿐, 금쪽이의 행동은 '친절한 가학'이었다. 금쪽이와 동생 모두를 위해 적절한 규제와 훈육이 필요해 보였다. 

표면에 드러난 금쪽이의 문제는 거식증이지만, 동생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였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행동이 동생의 성장을 막고 있었다고 우려했다. 기질적으로 불안감이 높은 금쪽이는 모든 것을 본인이 통제해야 하는 기질인데, 동생이라는 존재는 변수였다. 동생이 통제되지 않으면 불안감이 증폭됐으리라. 자신을 불안하게 하니 동생의 존재가 미웠던 것이다. 
 
또, 부모의 지나친 허용도 거식증의 원인 중 하나였다. 물론 불안을 낮추기 위해 금쪽이의 요구를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오은영은 적당한 선에서 꺾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인 뜻대로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상황을 금쪽이에게 맞춰주고 있으니, 결국 작은 일에도 불안감이 커졌다. 오은영은 지나친 허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은영은 엄마에게 '아이가 편하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는 금쪽이가 어릴 때부터 너무 힘들게 했다며, 6세가 되어서야 통잠을 잤고, 신발의 찍찍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십 번을 뜯었다 붙였던 일들을 애기했다. 금쪽이의 성향을 이해해보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고, 무슨 일이 터질까 매일 전전긍긍하며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고 털어 놓았다. 

금쪽이는 엄마를 좋아하지만, 자신을 불편해 한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또, 아빠도 왠지 모르게 어색했으리라. 반면, 자신과 달리 편안해 보이는 동생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부족한 사랑을 채우고 싶은 마음에 음식을 거부했고, 이를 통해 엄마의 사랑을 쟁취했다. 어쩌면 거식증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었다. 오은영은 부모의 사랑이 담긴 굳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먹는 게 죽기보다 싫어." (금쪽이)

금쪽이는 음식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 딸의 진짜 속마음을 들은 부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한 미안한 때문이었다. 오은영은 "오늘의 금쪽 처방은 없"다고 선언했다. 희망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처방을 내리기엔 신체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우선, 체중을 늘리는 게 급선무였다. 

오은영은 생존에 꼭 필요한 열량 섭취조차 못하고 있는 금쪽이를 위해 처방 대신 입원 치료를 권했다. 엄마는 입원 결정에 대해 금쪽이에게 설명했다. 금쪽이는 거부했지만, 엄마는 단호한 태도로 맞섰다. 결국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입원 후에도 금쪽이는 음식 섭취를 거부했고, 수액으로 영약을 공급했다. 금쪽이는 수액 때문에 살이 찔 거라며 두려워하며 오열했다. 

금쪽이는 페쇄 병동으로 옮겨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엄마가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금쪽이는 조금씩 음식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마 아직 거식증 치료까지 갈 길은 멀었다. <금쪽같은 내새끼> 제작진은 금쪽이의 건강이 회복된 후 금쪽 처방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연 금쪽이는 거식증을 떨쳐내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 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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