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OMG' 뮤비 한 장면.
어도어(ADOR)
어느 쪽이 옳은지 따질 수 없는 문제지만, 적어도 이 논란은 뮤비 창작자 측이 처음부터 칼자루를 쥐고 있는 모양새인 건 분명하다. 뉴진스는 정면승부를 하듯 대놓고 논란거리를 던졌고, 그 미끼를 창작자의 '의도대로' 대중이 문 것이기 때문이다. '뮤비 소재 나만 불편함?'이라는 말이 만일 뮤비 바깥의 실제 세상에서 나온 것이라면 칼자루를 쥔 건 대중이 되겠지만, 이 말은 뮤비의 창작자에 의해서 먼저 말해졌다. 이로써 논의의 주도권은 창작자에 있다.
한마디로, 예상되는 대중의 반응을 앞질러 버리는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아이돌 뮤비는 그냥 얼굴이랑 안무만 보여줘도 평타는 친다는 걸 '알지만' 우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게 결국은 뉴진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인 듯하다. 대중에게 무난하게 두루두루 사랑받는 방법을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계속 논의거리를 제시하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태도 자체가 이 뮤비의 메시지인 것.
이번 'OMG' 논란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몇 해 전 우리사회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 도서 <미움 받을 용기>가 생각났다. 뉴진스는 확실히 이번 'OMG'를 통해 일부 대중에게 미움 받았다. 자신들이 말한 것처럼 '얼굴이랑 안무만 보여주는 뮤비를 찍으면' 고공행진 중인 인기에 조금의 오점도 남기지 않을 텐데 굳이 이런 걸 찍어서 미움과 논란을 자초했다. 하지만 미움 받을 걸 알고서 의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건 미움 받을 용기를 낸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뉴진스의 주체적 행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