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가가 궁극에 이르러 마주하는 질문이 있다. 삶의 목적은 무엇이고,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마거릿 미첼이 10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 집필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그에 대한 답이었다.
사랑하는 이가 제 곁을 떠나가는 절망 가운데 매조지되는 소설은, 그럼에도 희망적이다. 스칼렛 오하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사로 대미를 장식한다.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 어쨌든, 내일은 또 다른 날이야!". 우리는 작가의 의도를 살리면서도 문학적 멋까지 달성한 의역 덕분에 위 대사를 이렇게 기억한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라고. 그렇다, 내일엔 새로운 태양이 뜬다. 사랑하는 이가 떠나고, 가족이 죽고, 친구가 배신하고, 사업이 파산하고, 전쟁이 모든 것을 앗아갈지라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야 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작품 속 또 다른 주인공 레트 버틀러의 마지막 대사 역시 삶의 또 다른 진실을 말한다. 그는 자신을 붙잡는 스칼렛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Frankly, my dear, I don't give a damn. 내 사랑, 솔직히 말할게, 그건 내 알 바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