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MBC
 
이변은 없었다. < 2022 MBC 방송연예대상 > 최고 영예인 대상의 주인공은 전현무였다. 29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 MBC 방송연예대상 >에서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대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로써 전현무는 지난 2017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MBC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외아들로 자라면서 외롭게 컸다. 많은 추억이 없었다. 공부밖에 할 줄 몰랐고 유일한 즐거움이 이경규, 유재석, 김국진 형님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였다.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앞서 지난 24일 진행된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도 직접 본인이 언급할 만큼 전현무의 이번 MBC 대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수상자로 호명이 된 후 전현무는 동료들이 씌워준 우스꽝스런 쪽파 왕관을 쓰고 멋쩍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내 감정이 북받쳐 오른 나머지 눈물을 흘리면서 수상 소감을 말했다.  

​"올해 프리랜서 선언을 한 지 10년이 됐다. 초심은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파김치 담그고 그림 그리는 아저씨같이 여러분 곁에 머물고 싶은 생각뿐이다. 더 많이 베풀고 더 솔직한 전현무, 웃음 드리는 전현무가 되겠다."

재도약에 성공한 <나 혼자 산다>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MBC
 
​이번 < MBC 방송연예대상 >에서 크게 주목 받은 예능은 <나 혼자 산다>를 손꼽을 수 있다. 한동안 하락세, 침체를 겪으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시청률, 각종 관련 지표 등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었다. 어느덧 내년 3월이면 방송 10주년을 맞게 될 만큼 이젠 장수 예능이다보니 쌓인 세월에 반비례해서 자칫 화제성, 관심이 멀어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전현무의 혹한기 한라산 등정을 시작으로 박나래, 기안84, 코드쿤스트, 키 등 고정 출연진들의 합이 좋은 시너지 효과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레 프로그램의 인기는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특히 전현무는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무스키야', '무든 램지', '팜유 라인' 등 다채로운 별명을 얻을 만큼 매 방영분마다 인상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는 데 성공했다.  

​기존 멤버들 외에도 이주승, 차서원 등 색다른 새 얼굴의 등장을 비롯해서 황희찬, 조규성 월드컵 축구 대표 선수같이 화제의 인물들도 적절히 초대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으로 힘을 보탰다. 관찰 예능에 대한 피로감을 출연진마다 지닌 독특한 캐릭터로 떨쳐내면서 <나 혼자 산다>는 올해 재도약에 성공,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공로상' 이경규 "한 사람이라도 박수칠 때까지 하겠다"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MBC
 
​이날 MBC의 시상식 역시 늘 그랬던 것처럼 무려 4시간 편성으로 지루함을 가중시킨 점은 피할 수 없는 지적사항 중 하나였다. 수시로 등장하는 중간 광고는 도를 넘어 대상 후보자들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예능인상' 트로피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등장해 흐름을 끊는 게 예사였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를 상쇄시킨 건 행사에 참석한 수상 후보자 예능인들의 재치 넘치는 입담이었다. '시상식의 남자' 김구라는 예전 같지 않은 <라디오스타>의 인기를 두고 "맛집은 노포가 대접을 받는데, 예능은 신선함에 열광한다"라는 인상적인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대상 후보자 중 한 명인 유재석은 대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을 받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지 않냐. 난 아니다"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대상 유력 후보자인 전현무에 대해 "지금 속으로 미칠 거다. 이맘때 되면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1시간 지나고 겨터파크 터진다. 잠시 후를 기대해 달라"라는 말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공로상을 받은 이경규의 수상 소감이었다. 늘 그렇듯이 화가 치민 특유의 어투로 "이거 받기 힘든 상이다. 저는 정동 MBC 출신이다. 정동에서 여의도, 일산, 그리고 상암까지 왔다. 안 받을 수가 없다. 이 시간까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받아야 된다"며 "박수칠 때 왜 떠나냐? 한 사람이라도 박수칠 때까지 하겠다"라는 솔직함이 담긴 '예능 대부'다운 인사말로 찬사를 받았다.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
지난 29일 방영된 2022 MBC 방송연예대상의 한 장면.MBC
 
※ 2022 MBC방송연예대상 수상자(작)

- 대상: 전현무
-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나 혼자 산다'
- 올해의 예능인상: 김구라, 김성주, 박나래, 안정환, 유재석, 이영자, 전현무

- 공로상: 이경규
- 여자 최우수상: 안영미
- 남자 최우수상: 붐
- 라디오 최우수상: 정지영

- 뮤직토크 여자 우수상: 이미주
- 버라이어티 여자 우수상: 이국주
- 뮤직토크 남자 우수상: 양세찬
- 버라이어티 남자 우수상: 키
- 라디오 우수상: 김이나, 윤도현

- 특별상: 소연, 이보람, 정지소, HYNN(박혜원)
- 베스트 커플상: 전현무, 박나래, 이장우
- 베스트 팀워크상: '안싸우면 다행이야' 혹6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권율
- 멀티플레이어상: 기안84, 홍현희
- 인기상: 이장우, 이이경

- 여자 신인상: 박진주
- 남자 신인상: 코드쿤스트
- 라디오 신인상: 갓세븐 영재, 박영진, 이석훈

- K-콘텐츠상: '복면가왕'
- 올해의 작가상: 권정희
- 라디오 공헌상: 애즈유
- 라디오 올해의 작가상: 류정은
- 라디오 특별상: 김가영, 민자영
- 시사교양 올해의 작가상: 최미혜
- 시사교양 특별상: 박지훈, 이서영
- 시사교양 MC상: 전종환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MBC방송연예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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