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다급해진 아나콘다는 만회골을 넣기 위하여 공세로 나섰지만 세트피스 찬스에서 노윤주가 날린 회심의 슈팅이 간발의 차이로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튀어나왔다. 마지막 공격찬스에서 주장 윤태진의 프리킥마저 골망을 벗어나며 종료휘슬이 울렸다. 벼랑 끝 위기에서 탈출한 원더우먼은 3위로 극적인 챌린지 잔류에 성공했고, 아나콘다는 최하위로 방출이 확정됐다.
기적을 써낸 원더우먼은 하석주 감독과 선수들이 얼싸안고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극적인 승리를 자축했다. 하석주 감독은 "이런 승부는 처음 봤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아나콘다는 믿기 힘든 패배와 방출이라는 결과를 받아 들고 충격에 빠졌다. 조재진 아나콘다 감독은 "이게 축구다.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결과의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며 담담하게 선수들을 다독였다. 윤태진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은 적도 많았고 실제로 그만두겠다고 한 적도 있다. 다들 잘 버텨줘서 고맙다. 잘했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시은은 "이렇게 우리처럼 희로애락을 극단적으로 경험한 팀이 또 있을까 싶다. 1승도 해봤고 나름의 족적과 발자취를 남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고, 맏언니 오정연은 "저희 아나콘다는 정체성이 뚜렷한 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성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방출이라는 경험도 저희가 1승을 했을 때처럼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올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겠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올해 마지막 방송을 마친 <골때녀>는 새해인 다음 주 액셔니스타와 구척장신의 슈퍼리그 준결승전을 예고했다.
지난 2021년 파일럿으로 방송을 시작한 <골때녀>는 정규 편성을 거쳐 2년째 SBS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편집과 조작 논란이라는 악재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팀스포츠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 SBS 연예대상 >에서는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최다인 9관왕을 휩쓸기도 했다.
꾸준한 인기와 화제성에 힘입어 시즌을 거듭하면서 참가팀과 리그 규모도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2번째 정규 시즌에 돌입한 지난해 6월부터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를 구분하여 1, 2부 승강제를 도입했으며, 이번 2차 챌린지 리그에서는 최하위팀을 방출하여 다음 시즌 출장정지라는 규정까지 신설했다. 이제 <골때녀>가 더 이상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정식 대회이자 장기적으로 아마추어 축구리그로 정착시키겠다는 제작진의 포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