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막까지 남은 코로나19 방역조치 중 하나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5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웃지 못한 성수기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여름 시장을 노리고 개봉한 대형 투자배급사들의 텐트폴 영화들 상당수가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외계+인 1부>(7월 20일)을 필두로, <한산: 용의 출현>(7월 27일), <비상선언>(8월 3일), <헌트>(8월 10일)이 각각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했다. 이들 영화는 적게는 250억 원, 많게는 3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이중 유일하게 <한산: 용의 출현> 만이 726만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600만 관객)을 넘어 유의미한 수익을 올렸다. <헌트>는 손익분기점(420만)을 겨우 넘은 435만 명으로 체면을 차렸고, 이외의 영화들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7월, 8월 극장 매출액은 전년도 동월대비 크게 증가했지만 전통적으로 성수기라 할 수 있는 8월 매출액과 관객 수는 7월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7월 극장 전체 매출액은 1704억 원, 관객 수는 1629만 명이었다. 2019년과 비교할 때 약 8% 정도 감소한 수치였고, 8월 전체 매출액은 1523억 원으로 2019년 동월대비 27.1%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7월 대 8월 매출액은 약 181억 원 가량 감소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7월 매출액보다 8월 매출액이 감소한 경우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시작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12년부터 2019년 7월과 8월을 보면 꾸준히 천만 관객 동원 영화가 나왔고, 500만 명 이상 동원한 영화들도 틈틈이 있었다. 반면 올해 7, 8월 개봉작 중 5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한산: 용의 출현>이 유일했다. 전통적인 성수기라 할 수 있는 8월의 신화가 깨진 셈이다.
전체 파이 또한 줄어있음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8월 한달간 극장을 찾은 관객은 약 2479만 명, 올해는 1495만이었다. 천만 명 정도가 줄어든 것. 2019년 7월 관객수가 2192만 명, 2022년 동월이 1629만 명으로 약 500만 명 차이가 난다는 걸 감안하면 8월 전체 관객수 감소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하반기, 중급 이상 상업영화 침체 이어져
여름 시장 학습효과 때문인지 또 하나의 대목인 추석 연휴 기간(9월 9일~9월 12일)을 노린 영화들이 경쟁을 피하는 양상을 보였다. 9월 전체 매출액은 1019억 원으로 2019년의 81.9% 수준이었고, 10월 전체 매출액은 615억 원으로 2019년의 49.7% 수준이었다. 9월에 비해 10월 성적이 크게 좋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역시 주요 기대작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발생한 결과였다.
추석 기간을 노린 주요 상업영화로는 <공조: 인터내셔날>(아래 <공조2>)이 유일했다. 그 전후로 영화 <육사오 (6/45)>(8월 24일)와 <늑대사냥>(9월 21), 그리고 <정직한 후보2>(9월 28일), <인생은 아름다워>(9월 28일)이 2주 이상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개봉했다. 경쟁작이 없었던 <공조2>는 최종 698만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중저예산 규모의 <육사오(6/45)>는 198만 관객을 모으며 깜짝 흥행했다. 특히 이 영화는 추석 연휴인 3일 동안 30만 관객을 동원하며 <공조>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기도 했다.
11월과 12월 초까지는 기대작의 연이은 침체 흐름이었다. 앞서 <정직한 후보2>와 <인생은 아름다워>가 모두 손익분기점에 크게 미치지 못한 채 종영 수순을 밟았고, <자백>(10월 26일)과 <동감>(11월 16일), <데시벨>(11월 16일) 등 중급 이상 영화들이 개봉했다. 할리우드 영화 중에선 DC코믹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블랙 아담>(10월 19일)과 마블 코믹스 영화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11월 9일) 등이 개봉했다.
이들 중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와 <인생은 아름다워> 뿐이었다. 이마저도 해당 작품들이 각각 208만, 116만 명으로 상영을 마쳐,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영향으로 10월 전체 매출액은 615억 원, 전체 관객 수는 620만 명으로 2019년 동월 대비 41.7%였다. 11월 또한 비슷한 이와 비슷한 수준의 수치를 기록했다.
"관람료 급등이 파이 크기에 영향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