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 > 황순규 PD
황순규 제공
- 지난 13일 방송된 MBC < PD수첩 > '거품붕괴 2부-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편을 연출하셨잖아요.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지금까지는 방송을 끝내면 후련함, 아쉬움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내년에 닥칠 경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일까요? 2023년 금리는 더 올라갈 것이고, 부동산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 예상됩니다. 저희가 만났던 사례자뿐만 아니라 가계부채로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정확하게 예상하기 힘든 공포스러운 날들이 다가올 걸 알기 때문에 조금 걱정되는 감정이 더 큽니다."
- 이 아이템이 원래 예정보다 늦게 방송된 거잖아요. 힘들지 않았나요?
"원래 계획했던 '거품붕괴 1부-거래절벽과 아파트값'과 연속으로 나갔으면 좀 더 파급력이 있었겠지만, 카타르 월드컵 중계 등으로 어쩔 수 없이 3주 정도 떨어져 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금리는 더욱 올라갔고, 부동산 가격도 더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심각성도 더 부각할 수 있었습니다."
- PD님은 평소에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있었나요?
"사실 평소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많지는 않았어요. 저는 저대로, 조윤미 PD도 본인 아이템을 찾고 있는 와중에 부동산 거래 절벽 그리고 금리 인상 등의 아이템을 각자 찾아보게 되었고, 두 개 아이템이 완전히 상관없는 아이템이 아닌 것 같아서 한학수 팀장과 회의를 통해 거품붕괴 2부작으로 충분히 해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판단하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 혹시 취재하며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생각이 달라졌다기보다는 그동안 0%대 금리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해온 많은 사람은 대출, 빚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게 변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을 것 같아요. '나는 단지 아파트를 사고, 은행에서 돈을 빌렸을 뿐인데, 내 자산 아파트 가치는 점점 떨어지고, 빚의 무게는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무거워진다'란 부분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 아닐까 생각합니다."
- 올해 35세의 김상우(가명)씨 이야기로 시작해서 끝내는 수미상관 구조로 하셨잖아요. 왜 이렇게 하셨어요?
"어느 사례자가 가장 임팩트가 있고 제일 첫 번째로 가면 좋을지 메인 작가와 구성안을 가지고 치밀하게 회의했습니다. 김상우씨 같은 경우 아이템으로 볼 때 저희한테 상당히 중요한 사례자였어요. 이 사례자가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을 잘 보여준다면 훨씬 파급력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분은 본인 자금은 적게 들었지만, 집이 총 네 채가 있는 거잖아요. 마침 취재 기간 빚을 갚기 위해서 새벽 아르바이트까지 추가로 늘려서 하는 상황이었어요. 처음에는 직장 마치고 저녁 세차장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이제 점점 금리가 올라가니까 새벽 생닭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늘린 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새벽 아르바이트 부분도 마지막에 추가해서 넣자고 결정했습니다."
- 김상우씨는 무슨 일 하나요?
"김상우씨는 단체 급식 식자재 납품하는 일을 해요. 일반 회사원은 아니고 자영업자인데요. 사실 이분도 2017년도에 힘들게 첫 집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마련했어요. 근데 그 집이 가격이 급등하는 걸 직접 본 거죠. 그래서 이건 돈 벌 수 있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처음부터 투기꾼 같은 사람은 아니었고요. 당시 분위기가 어떻게 보면 그 대열에 합류하게 만들었던 거죠."
- 김상우씨의 경우 친구와 공통 투자했다고 나오던데 방송에 나온 빚은 김상우씨가 갚아야 할 금액인지 아니면 친구와 같이 갚아야 할 금액인가요?
"고스란히 본인 혼자 겁니다. 이분은 2017년도에 인천 아파트가 처음에 있었고, 그다음에 천안 아파트 3억 7000만 원에 대출을 끼고 샀었고, 또 제천의 아파트는 9800만 원 그리고 마지막에 인천의 빌라 1억 6700만 원. 이렇게 3채를 더 추가로 구입했는데 친구와 공동 투자 했죠. 거기에서 나오는 이자는 친구와 절반으로 나눠서 내고 있었습니다. 친구와 나눠서 상환하는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감당해야 할 돈은 월 350만 원이었습니다. 본인 수입의 70~80%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