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고교 명문 부산고와의 첫 경기(종합 21차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이승엽 감독의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 첫 번째 부산 원정에 나선 몬스터즈는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부산고 1차전에서 선발 투수 이대은의 호투를 발판으로 타선의 고른 활약 속에 7대 1로 이겼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날 경기를 끝으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신임 사령탑에 선임된 이승엽 감독, 역시 두산 코치로 부임하게 된 정수성 코치가 하차했다. 그리고 프로팀(KT위즈)에 입단하게 된 류현인 역시 이튿날 진행되는 부산고 2차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게 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시간 사이 이 감독과 깊은 정이 든 몬스터즈 선수들은 아쉬운 마음 속에 최선의 기량을 다해 경기에 임해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선발 이대은은 손가락 물집이 잡히는 어려움 속에서도 변화구를 바탕으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류현인은 경기의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취업야구' 애칭 얻은 <최강야구>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경기 진행에 앞서 운동장에 모인 선수단의 분위기는 평소와는 달리 싱숭생숭한 편이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이승엽 감독이 몬스터즈를 떠나게 된 데다 윤준호는 U-23 대표팀 발탁, 박용태은 당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중계 해설 관계로 불참해 빈 자리가 여럿 발생했다. "제가 없더라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라는 이 감독의 인사말을 들은 선수들은 "짧은 시간에 정이 많이 들었다"(심수창), "다 가네 다가..."(정근우) 등의 말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장시원 PD는 "항간에는 <최강야구>가 취업야구다... 라는 소문이 있다"고 소개해 웃음을 유발하며 분위기 전환을 도모했다. 그동안 한경빈(한화), 윤준호(두산), 류현인(KT)을 비롯해서 이승엽 감독까지 4명이 프로 입단을 하게 되면서 '취업 사관학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산고와의 대결에 앞서 부족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제작진은 인하대 포수 박찬희를 영입, 또 한 번의 프로 진출 유망주 발굴에 돌입했다. 박찬희는 지난 9월 진행된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쉽게도 지명을 받지 못한 터라 몬스터즈 합류를 통해 기량 연마 후 프로 재도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제 고교팀 정도는..." 투타 조화 속 거둔 대승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이번에 대결을 펼치는 부산고 야구부는 올해 봉황대기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야구 명문고 중 하나이다. 정근우, 정의윤의 모교이기도 한 부산고와의 만남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경기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되었다. 역시 같은 학교 출신이면서 프로야구 롯데의 1992년 우승 주역 염종석 투수가 시구자로 나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부산고는 2학년이면서도 선배들을 제치고 에이스로 활약중인 원상현을 앞세워 프로 대선배들과의 대결에 임했다. 팽팽하던 경기의 균형은 3회말 몬스터즈의 연이은 안타로 깨지기 시작했다. 류현인, 서동욱의 연속 안타로 만든 1-3루 기회에서 정근우는 우측 선상을 가르는 2루타로 2타점을 만들었다. 

이어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몬스터즈는 7회말 터진 류현인의 데뷔 첫 홈런으로 2점을 추가하며 점수를 순식간에 7대 0으로 늘려 놨다. 부산고는 선발 이대은의 구위에 눌리면서 좀처럼 점수를 얻지 못했고 9회초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선발 투수 이대은은 손가락 물집이 터지는 어려움에도 안정감 있는 투구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새로운 도전 나서는 이승엽 감독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16승 5패의 성적을 남긴 채 팀을 떠나는 이승엽 감독을 위해 제작진은 깜짝 선물을 마련해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그동안 이긴 경기에서 적립해둔 사인공을 특별히 제작한 케이스에 담아 준비하는가 하면 황금색으로 장식한 유니폼을 선물로 마련했다. 물론 준비 과정에서 공이 와르르 쏟아지는 소동을 겪으며 이 프로그램이 엄연히 '예능'임을 상기시켜주기도 했다. 

"이렇게 사랑을 받고 응원을 받은 게 정말 꿈만 같습니다. 소중한 추억은 잊지 않고 떠나겠습니다."

지난 6개월여 은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한동안 마음 뒷편에 뒀던 지도자로서의 꿈을 현실로 이룬 이승엽 감독은 선수단, 제작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그리고 후배들은 그를 헹가레 치면서 프로 감독이 된 대선배를 박수치며 떠나 보내게 되었다. 

<최강야구>가 당초 예상을 깨고 JTBC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된 데엔 예능 이전에 진짜 야구 시합으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의 투혼과 더불어 이승엽 감독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왕'의 이름값 뿐만 아니라 진지한 자세로 임하는 경기 지휘, 이외의 공간에서 보여준 넉살과 유머 등은 <최강야구>에서 결코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이승엽 감독을 인식시켰다. 그와의 작별은 못내 아쉽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국민타자'의 야구가 KBO 무대에서도 활짝 꽃 피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최강야구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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