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경기라서 그랬겠지만, 안타까움으로 무너질 지경이다. 서포터 석에서 응원을 하는 것은 평소와는 다른 진폭으로 요동치는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흔한 인용구처럼 '열두 번째 선수'라고 불리는 서포터의 자리에 서면, 피치의 선수들과 함께 뛰며 그들의 감정을 전해 받는 것으로 그동안은 눌러놓았던 마음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를 응원하는 동안, 내가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 모든 감정들이 솟구쳤다. 아... 그만큼 극과 극을 오가던 경기였고, 극과 극을 요동치던 감정이었다.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몸도 마음도 한참이나 가라앉은 월요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하에서의 9일 동안 7개의 경기를 봤고, 사이의 시간 동안 근처의 관광도 게을리할 수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 대한민국의 2차전이 열리는 아침은,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이 쉽게 개운해지지 않고 자꾸 침대에 붙어있고만 싶었다. 하지만, 오후 4시 경기이니 12시에는 숙소에서 출발해야 했고, 한낮의 뙤약볕은 이동마저도 쉽지 않게 했다. 그래도, 기운을 내야 한다. 오늘의 경기도 붉은 악마 응원석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어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