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번째 아이> 포스터.
(주)더쿱디스트리뷰션
또래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육아하는 모습을 직접 찾아가서 보고 인터뷰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정아의 딸이 수족구병에 걸려 어린이집에 가질 못 했다는 이야기는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 허 감독은 "육아에 대해 다 다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재밌는 현상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돌봄: 사랑의 노동> <엄마됨을 후회함> 같은 책을 읽으면서 관점을 확장하기도 했다.
정아는 남편 우석(오동민)과 내내 갈등을 겪는다. 우석은 보모를 구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정아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육아에 전념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육아를 "도와준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허 감독은 "정아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나빠 보일 수 있다"면서도 "우석은 자기 딸에게 굉장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석은 노력한다고 항변하지만 그 방향성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우석은 시나리오를 쓴 남성(감독)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제 죄책감도 녹아들어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어떤 죄책감이냐는 질문에 그는 "꿈에 대해 생각했을 때 아버지가 하는 일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어머니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은 죄책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