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운명이 달린 중대한 일이 다른 나라 정치인들의 충동적 결정에 좌우된다면? 영화에나 있을 법하지만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국제 사회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남북 관계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2019년 하노이 회담이 끝내 결렬된 배경엔 미국 권력자 3인방이 있었다.
재미 한인 교포 5인의 미국 연방 하원의원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초선>의 시작은 거기서부터였다. 코트라(KOTRA) 변호사 출신인 전후석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 이 작품은 아무도 관심 주지 않았던 LA 34지구 내 한인 교포 데이비드 김을 중심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미국 내 한인 사회, 나아가 아메리칸 아시안 정치인의 존재 가치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