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인물들의 심리를 탐구해봅니다. 그 때 그 장면 궁금했던 인물들의 심리를 펼쳐보면, 어느 새 우리 자신의 마음도 더 잘 보이게 될 것입니다.[편집자말] |
가난한 세 자매 인주(김고은), 인경(남지현), 인혜(박지후)에게 '검은 돈'이 생기면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풀어가는 tvN <작은 아씨들>은 참 매력적인 드라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을 연상시키는 설정에 '돈'이라는 현실적 동기가 더해지고, 스릴러의 요소까지 갖춘 이 드라마는 매회 여러 가지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면서 나를 사로잡고 있다.
드라마가 중반에 이른 요즘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은 안타까움이다. 드라마 초반, 지극한 가난 속에서도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의지하던 세 자매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작은 아씨들>(몇몇 설정은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작품이긴 하다)에선 완전히 다른 개성을 지닌 네 자매가 서로 심하게 다투면서도 곧바로 화해를 한다. 하지만, 돈이 삶을 좌우하는 현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 속 세 자매의 갈등은 점점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도대체 돈이 뭐길래 우애 좋은 세 자매를 이렇게 갈라서게 만들고 있는지 인주의 대사처럼 "돈이 참 무섭구나" 싶었다. 하지만, 인지행동치료학자들에 따르면 단순한 사건이나 물질 그 자체는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그 사건을(이 드라마에서는 돈) 바라보는 관점이나 그로 인한 심리적 역동에 따라 서로 다른 감정이나 행동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 그랬다. 세 자매의 갈등은 '돈' 자체라기보다는 돈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그러니까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다른 데서 기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