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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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화를 한국어로 해야 하는 만큼 탕웨이는 국어 문법을 따로 공부할 정도로 해당 역할을 파고들었다. 스타 배우로서 단순히 대사와 억양을 잘 외워 연기하면 될 일이었지만 탕웨이는 "조금이라도 내가 맡은 역할을 이해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그렇게 태어난 송서래라는 캐릭터는 박복한 삶임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다. 까딱하면 살인죄로 기소될 판이지만, 과감하게 해준을 만나기 위해, 그의 마음을 사기 위해 또다른 일을 벌인다. '한 마디라도 하려면 살인 사건이라도 생겨야 하죠'라는 말을 남기면서.
응당 남자를 홀린 팜므파탈은 곧 상대방을 파멸로 이끌고 만다. 이게 고전 누아르의 공식이라면 서래는 후반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파멸이 아닌 진실한 사랑임을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이 대사를 외울 때 엄청 힘들었다. 어떤 말은 입에 딱 붙는 게 있는데 살인사건이라는 말이 외워지지 않더라. 한글을 창조하신 분이 그 단어를 만들 때 심혈을 기울인 게 아닐까(웃음). 아마 이건 외국인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피의자와 형사의 사랑이라는 표현만 보고 윤리적 비판을 할 수도 있겠다. 탕웨이는 "(남편을 두명이나 잃은) 독특한 인생이니까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독특한 인생이 독특한 사랑을 만든다. 독특한 서래가 독특한 경찰을 만났다.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그런 사랑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떠도는 인생이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성격이 생겼고, 그런 삶이 만들어졌다.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있잖나. 인생의 마지막 단계까지 가서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 달관하면 모든 것에서 평온해질 수 있지 않을까. 여기 오기 전에 파리에 잠깐 머물렀는데 비둘기가 길과 강 사이에 서서 뭔가를 먹고 있더라. 더러운데 먹어도 괜찮나 생각이 들었지만, 갑자기 비둘기를 보며 서래가 생각났다. 바로 그녀는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지 않았을까."
"서래와 닮은 부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