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한국 기자단과 티타임을 가졌다.
CJ ENM
칸영화제를 네 번이나 찾은 한국 명장에 대한 관심이었을까. 24일 오전 팔레 데 페스티벌 내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국내외 외신들의 치열한 질문 경쟁이 있었다.
<헤어질 결심>은 남편이 사망하면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중국인 송서래(탕웨이)와 해당 사건을 조사하는 장해준(박해일) 사이의 이야기다. 묘한 감정 기류가 흐르다가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고 나아가 관계가 전복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가씨> 이후 박찬욱 감독이 6년 만에 보인 신작 영화이기도 하다.
간담회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 그리고 박 감독과 공동 시나리오를 집필한 정서경 작가가 참석했다. 기자석 전체가 거의 찰 정도로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는데 특히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받진 못했지만 자국 배우가 주연을 맡은 만큼 중국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도 상당했다.
프랑스 영화 기자인 캐롤라인 비에(Caroline Vié)의 진행으로 시작된 해당 콘퍼런스에선 그간 박찬욱 감독이 펼쳐온 장르적 미학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이번 영화에 대한 질문이 주였다.
영국 <인디펜던트> 기자는 "사랑 이야기를 상당히 낯설게 표현했다"라고 평하며 박찬욱 감독에게 "사랑이 뭐라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일부 기자들의 환호성을 보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박 감독은 "전 개인 생활이나 제 삶의 어떤 경험을 영화 소재로 사용하는 감독이 아니다"라며 "정서경 작가와 앉아서 함께 꾸며낸 이야긴데 사랑이 뭐냐고 묻는 말에 굳이 대답을 하자면 인물 사이에 맺을 수 있는 여러 관계 중 인간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관계 유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한 이탈리안 기자는 일본의 마쓰무라 야스조 감독의 <아내는 고백한다> 등을 언급하며 참고 여부를 물었다. '아내 3부작' 중 첫 작품으로 알려진 해당 영화는 산에서 아내가 어떤 일을 벌인다는 설정이 있어서 <헤어질 결심>의 플롯과 비교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이에 박 감독은 "좋아하는 감독이고 좋아하는 영화인 건 분명한데 이 영화를 쓸 때 생각해 보진 않았다"라며 "(프리미어 상영이 있었던) 어제 히치콕 감독의 <버티고>라는 영화와의 유사성 이야기도 많이 들었는데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아서 왜 그리 생각하는지 되물었다.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액션은 인물의 감정 표현하는 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