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12세(여, 금쪽이), 10세(남), 8세(여) 삼남매를 둔 부부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엄마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회사원인 아빠는 재택 근무 중이었다. 출연 신청을 한 건 금쪽이였다. 오래 전부터 오은영 박사의 도움을 받고 싶어했지만, 정작 부모는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교사라는 직업 때문에 부담스러웠으리라. 또, 아빠는 '과연 여기까지 나올 정도일까'라는 혼란스러운 입장이었다.
금쪽이네 일상을 살펴보자. 금쪽이는 거실의 소파에 누워 있었고, 엄마와 동생들은 그 앞에서 미술 놀이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금쪽이가 엄마와 동생을 향해 쿠션과 인형을 던지는 게 아닌가. "잘도 가만히 있으시네." 금쪽이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엄마에게 심통을 부리기 시작했다. 무슨 까닭일까. 자신의 물감을 허락도 없이 사용하는 것이 불만스러웠던 모양이다.
엄마는 금쪽이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으나, 금쪽이는 "지가 물어보지도 않았으면서 미안하다고만 하면 다야?"라며 비아냥댔다. 12살 아이가 엄마를 '지'라고 부르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금쪽이는 엄마가 교사라는 점을 예로 들며 비꼬기 시작했다. 선을 넘는 조롱에 엄마는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쉴 틈 없는 공격에 넉다운이 된 엄마는 결국 무력하게 물감을 치워야 했다.
잠시 후, 침대로 올라오던 셋째가 실수로 자신을 건드리자 금쪽이는 곧바로 응징에 나섰다. 무자비한 발길질에 셋째는 비명을 질렀다. 놀란 엄마가 달려오자 금쪽이는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며 동생을 자극했다. '입냄새가 난다', '얼굴이 못났다' 등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엄마는 자매를 떼어놓았지만, 금쪽이는 동생을 쫓아가 약을 올리더니 태연하게 책을 펼쳐 읽었다.
금쪽이는 그냥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엄마가 부모로서 잘못하고 있는 점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었다. 오은영은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엄마가 초등학교 교사인데 왜 저런 상황에서 아무 말도 못하냐'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저 상황이 되면 부모가 설령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말을 못한다고 단언했다. 자녀에게 엄마의 역할을 공격받는 순간 수치심을 느껴 말문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쪽이가 쓰는 말은 인간의 근본적 수치심을 자극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해 정밀 공격하기에 데미지가 컸다. 또, 금쪽이는 사소한 일로 화를 내는 편이고, 한 번 화가 나면 걷잡을 수 없었다. 남탓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오은영은 '아이들은 반항하면서 크는 거예요'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행동이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금쪽이는 왜 엄마에게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걸까.
부부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