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의 한 장면.
MBC
오은영 브랜드를 내세운 또 하나의 솔루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아이와 육아의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부모와 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5월 16일 첫 방송된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안무가 배윤정-축구 코치 서경환 커플이 등장하여 부부생활의 위기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오은영은 "시즌2를 하면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했을 때 좀 망설였다. 자칫 잘못 다뤘다가 관계가 더 나빠지면 어쩌나 싶어서. 막중한 책임감과 진정성을 담아야하기 때문에 좀 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하면서 "대한민국의 많은 가정, 갈등이 있는 부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의뢰인으로 등장한 배윤정-서경환은 무려 11살차 연상연하 커플이었다. 9개월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배윤정-서경환 부부는 맞벌이에 육아로 각자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축구클럽을 운영중인 서경환은 육아를 돕기 위하여 재택근무를 시작했으나 실제로는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휴대폰에 집중하느라 육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배윤정은 댄스아카데미 관련 업무를 병행하면서 육아에 대한 부담까지 대부분 떠맡으며 산후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배윤정은 초보 엄마로서의 극심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와서 아이와 처음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모든 게 낯설고 겁이 났다고. 배윤정은 "눈에 넣어도 안아플 내 아이가 짐으로 보이고, 내 인생이 꼬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남편도 의지가 되는 것 같지 않았다. '앞으로 이렇게 우는 애를 어떻게 키우지?' 계속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부부간에 사소한 일로 오해가 쌓였다. 저녁에 부부만의 대화 시간에서 서경환은 "대화가 잘 안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과 대화하면 우울해진다"라고 놀라운 이야기를 밝혔다. 큰 충격을 받은 배윤정은 말문이 막혔고 결국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배윤정은 "남편이 기대고 싶고 위로받고 싶은 존재였으면 좋겠는데, 어느 순간부터 불편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배윤정은 "남편이 부부싸움을 하거나 화가 났을 때 극단적인 말을 많이 한다. 저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부부간에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남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꼭 한다. 나중에 미안하다고는 하는데 남편은 사과하면 끝이지만 저에게는 상처로 남는다. 어쩔 때는 사과조차도 싫을 때가 있다"고 고백했다.
서경환은 "저 말을 하고나서 며칠간 '우울'이라는 단어가 계속 생각나더라. 아내랑 대화하면 우울해진다는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우울하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하며 미안해했다. 서경환은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사적인 시간을 가진 적이 없다.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우울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제 표정과 말투를 보니까 (아내에게) 너무 상처였을 것 같다"면서 후회했다.
오은영은 "단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남편은 아내와 대화를 하거나 한 공간에 있을 때 어쨌든 마음이 우울해진다는 거다. 어떤 형태이든 그 상황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거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남편이 아내의 유쾌하고 활발한 모습만 원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우울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 아내의 모습이 싫다기보다 감당이 안 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후우울증 겪는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