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넷플릭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현상에 두려움에 떤다. 그런데 이미 '답'이 있단다. 온라인 동영상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신흥 종교 '새진리회', 그 의장인 정진수(유아인 분)는 '신의 계시'라고 설명한다. '천사'라고 하는 괴현상이 사람에게 나타나 죽을 날을 고지하고, 그날이 되면 어김없이 지옥의 사자들이 찾아와 지옥으로 데려간다고 한다.
백주대낮에 처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그 설명이 먹혀든다. 경찰은 수사를 하지만 그 끝에 만난 건 지구상의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물질이다. 해명할 수 없는, 결국 '신의 심판'과 '지옥'이라는 화두말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선택을 한다.
정진수가 이끄는 새 진리회는 가장 적극적으로 신의 심판이라는 종교적 해석을 신봉하고 이용하는 집단이다. 심지어 매스미디어를 활용하여 박정자의 심판 과정을 생중계하여 종교적 집단 의식 고양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정진수, 후에 밝혀지지만 그 스스로 고지를 받은 채 의인이자, 선지자적인 존재로 사람들에게 '진리'를 설파하는 듯한 종교의 창시자, 하지만 그의 실종 이후 새진리회는 보다 조직적이며 광범위하게 군림하는 존재로 세상을 지배한다. 박정자의 죽음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무릎을 끓은 이후 사람들은 신이 아닌 새진리회에 자신들을 맡긴다.
21세기의 세상이라지만, 원시시대 자신들이 알 수 없는 벼락 앞에 신을 부르던 원시인들과 신의 심판이라 해석된 한 여인의 잔혹한 죽음 앞에 무릎끓은 인간들의 '무지몽매'는 다르지 않다.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제일 그럴듯하게 해석하는 집단 새진리회에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권리를 넘긴다.
모든 종교적 전통은 특정 사람들을 단결시키고 이웃을 구분한다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새진리회가 세상을 지배하는 데에 '마타도어' 집단인 화살촉이 큰 역할을 한다. 정론을 새진리회가 선포하면 리더(김도윤 분)의 인터넷 방송을 기반으로 선전선동하고, 거기에 경찰서 습격도 마다하지 않는 폭력적 집단 행동이 아이러니하게도 새진리회의 아성을 공고하게 만든다. 괴벨스가 없는 히틀러가 가능하지 않듯이 그들의 폭력적 린치를 통해 고지는 더욱 '심판'의 성격을 명확하게 만들어 갔으며, 심판 받은 자들은 '죄인'이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