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SBS
 
SBS 간판 예능 <런닝맨>이 이번엔 제작진까지 멤버들과 힘을 합쳐 웃음 만들기에 동참했다. 지난 21일 방영된 <런닝맨>은 '런닝맨 vs. 제작진 벌칙 협상 레이스' 편으로 꾸며져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여타 버라이어티 예능이 그러하듯 <런닝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구 중 하나는 바로 벌칙이다. 그동안 <런닝맨>에선 다양한 벌칙이 등장해 보는 이들을 즐겁게 만들었지만 막상 당하는 입장에 처한 출연자로선 때론 귀찮고 난감할 때도 있었다.

이에 착안한 제작진은 멤버들을 상대로 색다른 제안을 하고 나섰다. "런닝맨 벌칙,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는가 하면 출연자 vs. 제작진의 맞대결까지 성사시키며 모처럼 초대손님 없이 고정 멤버들 중심의 내용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내용은 사실 8년 전 벌어졌던 협상 레이스(2013년 12월)의 귀환이라는 점에서도 색다른 흥미를 제공했다. 

8년만에 재성사된 멤버 vs. 제작진 맞대결
 
 지난 21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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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의 도핑 의혹 논란 언급으로 웃음꽃을 피우며 시작된 이날의 <런닝맨>에서 제작진은 7명 멤버들을 상대로 하나의 제안을 하게 된다. 벌칙에 대한 의견을 청취함과 동시에 이를 소재로 또 하나의 재미난 방송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방송 초기 내복 착용 등 춥고 부끄러운 내용으로 출발했던 <런닝맨> 벌칙은 이후 시간이 흘러 2015~2017년 사이엔 국내외를 넘나들며 공포심을 자극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했다.

​전소민과 양세찬이 합류한 이후엔 생크림과 물대표 그리고 곤장 등 일명 '벌칙 3대장' 위주로 내용을 꾸민 데 이어 최근 들어선 녹화가 끝나고 나서까지 해야 하는 벌칙도 적극 선보여 왔다. 각종 기상천외한 일을 겪은 멤버들은 각자 불만을 쏟아내면서 그동안 쌓인 울분을 토로한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하나의 제안을 하게 된다. 과거 진행했던 멤버 vs. 제작진 사이 협상을 다시 한번 부활시키면서 웃음꽃 넘치는 대결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만약 멤버들이 승리한다면 제작진 물 폭탄과 더불어 올해 남은 녹화 기간 동안 벌칙을 직접 정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반대로 제작진이 이긴다면 멤버 물 폭탄 및 앞으로도 귀찮고 힘든 벌칙을 계속 제시하기로 결정한다.

벌칙이 뭐길래... PD까지 이 악물고 펼친 요절복통 레이스
 
 지난 21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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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결 내용은 그동안 <런닝맨>에서 자주 등장했던 퀴즈, 촛불끄기, 스포츠 등 단순하면서도 익숙한 종목을 내세웠다. 티격태격 앙숙 케미를 선사한 멤버들이지만 '벌칙'이라는 소재 앞에선 모처럼 일심동체, 단합된 자세로 게임에 임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촛불 7개만 꺼야 하는 첫 번째 미션에선 송지효와 하하의 맹활약 속에 멤버들은 기세 좋게 첫 승을 거두며 벌칙공 덜 가져가기에 성공한다.

가장 난관으로 여겨진 퀴즈 대결에선 '최약체 3인방' 양세찬+송지효+전소민이 예상 밖 선전을 펼친다. 비록 벌칙공 개수는 제작진에 비해 많이 가져가긴 했지만 유재석과 지석진, 김종국의 단기 과외 지도에 힘입어 의외의 문제도 정답을 제시하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이번 방송의 백미는 탁구, 배드민턴, 족구 등 3종 스포츠 대결이었다. 마지막 종목인 만큼 대량의 벌칙 공이 걸려 있기에 양 팀은 말 그대로 이 악물고 경기에 임해 재미를 생산해낸다. 김종국(탁구), 양세찬(배드민턴)의 맹활약 속에 승리를 챙겨간 런닝맨 멤버들은 실수를 남발한 제작진을 상대로 족구마저 완승을 거둔다. 이 과정에선 PD, VJ, 카메라 감독 등 예상치 못했던 인물들의 요절복통 맹활약이 겹쳐지면서 멤버들 이상으로 웃음과 재미를 안방까지 선사했다.

제작진은 달라져도... 11년 내공이 만드는 웃음 폭탄 
 
 지난 21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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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방송 내용은 사실 특별한 점을 발견하긴 어려웠다. 늘 해왔던 종목, 대결이 중심을 이뤘고 최근 들어 빈번히 등장했던 외부 초대손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이상의 재미를 만들 수 있었던 데엔 제8의 멤버 마냥 활약해 준 제작진이 큰 몫을 차지했다.  

최근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최보필 PD 및 요즘 제작진들의 활약에 힘입어 요즘의 <런닝맨>은 화려하진 않아도 늘 꾸준함 속에 일요일 오후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고정 멤버들의 타 방송사 예능(놀면 뭐하니?) 출연 언급마저 웃음을 유발하는 도구로 사용하는가 하면 오랜 기간 부진을 겪었던 지석진을 올해 들어 각종 방영분의 감초 역할로 적극 활용하면서 캐릭터의 재정립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벌칙'이라는 소재 하나만으로 출연자들을 단합하게 만드는가 하면 스스로 게임에 뛰어들어 어설픈 몸동작으로 전문 예능인 이상의 즐거움까지 만들어 냈다. 이러한 노고에 힘입어 2013년 12월 맞대결에 못잖은 방영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여타 예능과 마찬가지로 <런닝맨> 역시 수많은 PD와 인력이 거쳐가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과거 8년 전 명장면을 만들었던 인물들 상당수가 현재 남아있지 않지만 그에 못잖은 재미와 웃음을 생성할 수 있었던 건 11년 내공이 빚은 <런닝맨> 특유의 전통과 현 제작진이 좋은 합을 이룬 결과로 봐도 무방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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